성추행 피해 뒤 사망한 해군 중사도 공군 중사와 마찬가지로 군내 성추행 대응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2차 가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 측은 가해자가 성추행 이후 피해자를 계속 괴롭히고 "술을 따라 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다"며 술 시중을 강요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국방장관에 보고된 것도 피해자가 사망한 뒤였습니다.
보도에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27일 해군 2함대 예하 부대의 A 중사는 부임 사흘 만에 상관인 B 상사와 민간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B 상사는 손금을 보자며 A 중사의 손을 잡는 등 성추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중사는 당일 상관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외부 노출을 꺼리며 정식 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군은 이런 피해자 요청을 이유로 가해자와 분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군 내 성폭력 사건을 바로 보고하게 돼 있는 복무 기본법은 물론 성폭력 대응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이튿날 B 상사는 사과하겠다며 A 중사를 다시 불러 술 시중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 이를 피해자가 거부하자 술을 따라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을 것이라는 악담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유족은 이후에도 B 상사가 사무실에서 피해자를 따돌리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전했습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 지난 8월 3일, 어머님께 보낸 카톡 문자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배제한다. 그래서 이 여중사가 참다 참다 못해 상급 부대에 직접 신고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견디다 못한 A 중사는 두 달여 뒤인 지난 7일 부대장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고, 이틀 뒤(9일) 정식신고한 뒤에야 가해자와 분리될 수 있었습니다.
그날(9일) 2함대 등 상부 보고에 이어 11일 해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보고됐지만 서욱 국방장관이 최초로 보고받은 건 A 중사가 숨진 뒤였습니다.
군 수사 당국은 B 상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어 성추행 피해 이후 공식 신고까지 두 달여 동안 미흡한 군의 조치와 2차 가해 등을 규명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유족 측은 11년간 국가에 충성한 대가가 성추행이었냐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장례는 오는 15일 치러질 예정입니다.
YTN 이승윤입니다.
YTN 이승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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