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잡은 150년 전 궁궐 ‘측간’ 첫 발견…“현대식 정화조 닮아”

채널A News 2021-07-08

Views 16



경복궁 안에서 대형 화장실 터가 처음으로 발굴됐습니다.

150년 전에도 현대식 정화조와 닮은 시설을 썼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현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장실 터가 발굴된 곳은 경복궁 중심에서 벗어난 동궁 남쪽.

도면에 뒷간을 뜻하는 측(厠) 또는 측간(厠間)이라고 표기된 곳입니다.

흙에서는 그램당 1만 8000건의 기생충 알과 채소 씨앗들이 검출됐습니다.

이 곳이 대형 화장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 궁궐에서 화장실 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인규 /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소장]
"(그동안) 왕이나 왕비, 왕세자 등 고위층이 살았던 지역을 발굴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매화틀이라든지 다른 방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길이 10.4m, 너비 1.4m의 직사각형 모양에 1.8m 깊이의 구덩이가 파여 있는 형태.

기둥과 기둥 사이 한 칸 씩 모두 4칸에는 각각 문 2개와 변기 2개의 흔적이 있습니다.

한 번에 8명, 하루 150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번에 발굴된 대형 화장실 유구의 정화 시설인데, 입수구가 출수구보다 낮습니다.

찌꺼기는 가라앉고 차오른 물과 부산물만 배출하는 구조입니다."

미생물로 분뇨를 처리하는 현대식 정화조와 닮았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악취와 독소가 빠진 분뇨는 모아서 비료로 쓸 수 있습니다.

[이장훈/한국생활악취연구소 소장]
"유럽은 오래된 성일수록 화장실 자체가 없습니다. (분뇨를) 저장해서 처리하기 위해서 모으는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연대 분석 결과 1868년 경복궁 중건 때 건축돼 20여 년 동안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발굴 위치로 보면, 왕세자가 머무는 동궁 관련, 하급 관리와 궁녀, 그리고 궁궐을 지키는 군인들이 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변은민
그래픽: 윤승희

Share This Video


Download

  
Report f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