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시신과 생활한 자매…복지 사각지대 드러나
[앵커]
얼마 전 경기 시흥시의 한 아파트에서 부패한 부모 시신과 지내온 두 딸이 발견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이 자매가 관리비를 내지 못하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기까지 아무런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2일 오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아버지와 50대 어머니.
두 딸은 경매 집행관이 집을 방문하기 전까지 부모의 시신과 함께 지냈습니다.
각각 30대와 20대인 자매는 무직 상태로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 주민의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악취가 심했지만, 시신은 방치됐습니다.
"냄새가 난다니까 관리소에서 확인했는데 그 집 딸이 나와서 아무 이상 없다고 그러죠… 6월 며칠인가…"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셨다"며 "부모님이 돌아가신 게 믿기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두 딸 모두 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을 찾거나 지자체에 복지지원 서비스를 신청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관리비와 각종 공과금도 밀렸고, 집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였습니다.
위기가구로 지정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겁니다.
전문가들은 위기가구 지원 혜택을 받으려면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위기 가구나 저소득 취약가구 같은 경우에 급여 제도가 굉장히 복잡하고, 무엇보다도 본인이 쉽게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아닌지를 알기가 굉장히 어렵고, 신청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운 시스템…"
찾아가지 않는 복지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사각지대 내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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