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되풀이되는 복지 사각지대 비극…과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지원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각 지자체가 사회안전망을 재점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매번 대책을 내놓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취약 계층 대상 복지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근본적으로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전문가와 짚어봅니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어서 오세요.
'수원 세 모녀' 사건 이전에도 사회적 고립 속에 세상을 떠난 분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있었던 2014년 대비 복지 예산이 2배 정도 늘었고 법 개정도 많이 됐는데요. 그런데도 왜 또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보십니까?
수원 세 모녀는 등록상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랐던 탓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나 지자체에 단 한 번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이유가 의문이었는데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한 빚 독촉을 피해 오히려 스스로 사각지대에 남는 선택을 했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신청주의에 기반하고 있던 복지 제도에서 발굴 시스템으로도 운영되게끔 제도적 기반은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위험군으로 선정되더라도 절반가량은 아예 지원받지 못한다는 집계도 나왔는데요. 복지 사각지대 발굴만 강조할 게 아니라 지원책이 더 두터워야 한다는 지적이에요?
경제적 빈곤이 관계의 단절을 불러온 경우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만약 이 세 모녀 사례처럼 빚도 있고 일을 할 수도 없는데 몸이 너무 아프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디를 찾아가면 되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방법을 몰라서 막막한 경우도 있을 텐데요.
이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각 지자체는 사회안전망을 다시 점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도지사와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임시 핫라인을 만들어 공개했고 거주민 생활 실태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 보완만으로는 사건 재발을 막을 순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최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일도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18살 어린 나이에 사회로 나와 홀로서기를 준비하게 되는데 자립정착금은 많이 받아봐야 1,500만 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해보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 아닙니까?
극단적 선택을 한 청년의 마지막 메시지가 '삶이 너무 고달프다'라고 썼다는데요.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이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 아닐까 싶습니다. 연락도 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도 많다고 하는데, 이들을 찾아내는 노력도 필요해 보여요?
대구에서는 30대 엄마가 자폐증으로 추정되는 두 살배기 아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진 않았고 장애 등록이나 상담, 혹은 지원도 받지 않은 상황이었는데요. 부모 입장에서 장애 자녀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매우 컸던 것 같아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 드라마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드라마 속 주인공같이 자폐증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취업의 벽이 높고 가족들의 부담도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돌봄 시스템을 강화하는 문제가 가장 선행돼야 한다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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