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나 지하철, 정치인들의 소탈한 출퇴근길이 요즘 화제죠.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출근 모습이 채널A에 포착됐습니다.
버스 전용 차로를 쌩쌩 달리고 있는 노란색 유치원 통학차량, 확인 결과 이 안에 어린이는 없었고, 현직 서울시 의원이 타고 있었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확인해보시죠.
김은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아침마다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연세대학교 앞 도로.
유치원 통학차량이 정체 차량을 피해 버스전용차로에 들어섭니다.
통학차량에 어린이가 타고 있으면 전용차로 주행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정말 유치원생이 타고 있을까.
15분 전 통학차량이 출발한 장소입니다.
유치원 앞에서 차량 뒷문이 열리고, 중년 남성이 올라 탑니다.
유치원 설립자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기덕 서울시의원입니다.
3선 시의원으로 서울시의회 부의장도 맡고 있습니다.
통학차량이 유치원을 나와 도착한 곳은 서울시의회입니다.
아이를 태우지 않은 통학차량이 전용차로를 달리는 건 불법입니다.
전용차로 주행은 오늘 뿐만이 아닙니다.
9일 전에도, 흐린 날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전용차로를 타고 서울시의회로 향했습니다.
김 의원이 타고 내리는 모습은 수시로 포착됐습니다.
채널A는 통학차량을 탄 이유를 물었지만, 김 의원은 타지 않았다는 취지로 대답했습니다.
[김기덕 / 서울시의회 부의장]
"다른 업무상으로 우리 기사가 온 모양이네요."
직접 봤다고 하자 그제서야 인정했습니다.
[김기덕 / 서울시의회 부의장]
"(의원님이 사실 어린이는 아니잖아요?) 예.
(그런데 왜?) 아니 설립자로서 당연히 차도 탈 수도 있는 거죠."
그러면서도 출퇴근용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김기덕 / 서울시의회 부의장]
"내가 오늘 아침에 (기사를) 데리고 와서 서류 줘서 보낸 일은 있습니다. 그걸 출퇴근으로 생각하시면 절대 안 되죠."
왜 전용차로를 이용했는지 묻자, 운전기사 탓으로 돌립니다.
[김기덕 / 서울시의회 부의장]
"전용차선을 탔는지 자체도 모르는데요.
(기사님의 판단이다?) 그렇습니다. 기사하고 얘기를 해봐야겠네요."
김 의원은 통학차량 이용 횟수는 5번 이하라고 해명했지만, 시민을 위한 버스 전용차로를 부적절한 방식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email protected]영상취재: 박연수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