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망과 부실 급식 등 군에선 요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지, 외교안보국제부 천상철 부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1. 먼저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부터 짚어보죠.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게 석달 전이에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열흘 전이고요. 그러니까 석 달 가까이 이 중사가 주변에 SOS를 쳤는데, 다 외면한 거죠?
이 모 중사가 충남 서산 20전투비행단 부대내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5월 22일 입니다.
성추행이 일어난 건 지난 3월 2일 화요일 저녁이고요.
말씀하신대로 80일 동안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딸을 잃은 어머님 충격이 큽니다.
잠시 보시겠습니다.
故 이모 중사 어머니 | 어제
가기 싫어. 우리 OO이한테 가고싶어… (오열하며 말함) 우리 OO이한테 가고싶어.
Q2. 천 부장이 보기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가 뭔가요?
2차 가해입니다.
피해자보다 임관이 2년 앞선 가해자 장 모 중사를 포함한 5명이 서산 시내 음식점에서 회식을 합니다.
회식이 끝나고 복귀하는 차 뒷 자리에서 성추행이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같은 부대 하사였는데, 그 하사 뒤에서 강제로 손을 대고 한 겁니다.
이건 고스란히 블랙박스에 찍혔습니다.
다음 날 이 중사는 곧바로 사건을 노 모 준위에게 신고합니다.
노 준위는 이걸 바로 대대장에 보고하지 않고, 이 중사를 저녁에 불러 회유했다고 유족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고 유족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식을 주도했던 노 모 상사도 피해자를 위로하긴커녕 "방역지침 어기고 회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다"고 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의 인생 망쳐놓은 걸 알고도 자기 살 궁리만 했던겁니다.
심지어 공군은 지난달 23일 국방부에 '영내에 발생한 자살 사건 조사 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냈습니다.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 "마지막 모습이 촬영된 휴대전화가 발견됐다"는 내용만 담겼을 뿐, 이 중사가 두 달 전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이고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누락됐습니다.
숨기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Q3. 이런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잖아요? 제대로 됐나요?
신고 다음 날 피해자 이 중사는 성폭력 관련 규정에 따라 2달 동안 청원휴가를 갑니다.
가해자는 계속해서 부대에 남아있는 상황이고요.
공군은 청원휴가를 갔으니 분리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말도 안 되는 주장입니다.
가해자 조사는 사건 발생 무려 2주일 뒤인 3월 17일 이뤄졌고, 가해자는 일부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범행을 시인한 가해자는 그제야 김해 5비행단으로 파견을 갑니다.
부대내 군사경찰이 부대내 군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건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4월 7일이었습니다.
어제 구속영장 청구하고, 반나절 만에 법원이 구속시켰으니까, 할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는데 미루고 미뤄왔던 것이죠.
Q4. 피해자가 겪었던 심정 고통이 컸겠네요.
이 중사는 사망 하루 전 같은 부대 중사와 혼인신고를 합니다.
그런데 2차 가해자들이 남편도 회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잘 말해서 좋게 좋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생각 좀 잘 해달라"는 겁니다.
이 중사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부대내 상담관에게 발송합니다.
깜짝 놀란 이 상담관은 서산시 성폭력상담소를 연결해주고 2주 동안 총 6번의 상담을 받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심리 상태가 호전됐다고 보고 4월 30일 대면상담을 종료했다고 합니다.
1년 전에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오늘 변호인이 밝혔는데, 피해자 보호가 너무 안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선변호인도 선임됐지만, 통화가 된 건 딱 두 차례.
코로나와 결혼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유가족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Q5. 군에선 왜 이런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걸까요?
폐쇄된 조직이고 상명하복이라는 군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일겁니다.
내가 상사니까 이 정도야, 이렇게 생각하는거죠.
그리고 누구 하나 사고를 치면 지휘라인이 전부 징계대상이 되죠.
그러니까 막으려고 하는 겁니다.
같이 군생활하는데, 좋은 게 좋은거다, 이러는 겁니다.
문 대통령이 엄벌 방침을 밝힌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군 지도부 문책도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