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사 대웅전에 불 지른 승려 구속영장 심사가 오늘 열렸습니다.
‘후회한다’했지만 홧김에 천년고찰을 잿더미로 만들었으니, 돌이키기엔 너무도 늦었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승복 차림의 남성이 경찰 호송차에서 내립니다.
그제 저녁 전북 정읍 내장사 대웅전에 불을 지른 54살 최모 씨입니다.
[최모 씨]
"(한 말씀 해주세요.) 취중이라 순간적으로 판단이 많이 흐렸습니다. 하고 난 직후에 후회했습니다."
산으로 불길이 번질까 직접 신고했다고도 했습니다.
[최모 씨]
"(어떤 생각으로 신고하신 거예요?)
산으로까지 번지면 안 되니까 그렇게 했습니다."
최 씨는 15년 간 여러 절을 돌며 홀로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 13일부터는 내장사에서 승려 6명과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사찰에서 소외감을 느껴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내장사 관계자들은 특별한 마찰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대우 / 내장사 큰 스님]
"누가 의견 출동이 있었다든가 개개인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런 불편한 것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내장사 행정 직원]
"눈 오면 본인이 눈 다 쓸고 그런 사람인데, 뭐가 그렇게까지 감정이 있었겠어요. 없어요."
최 씨의 수행 행적과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내장사 승려]
"10여 년 이상 공백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제대로 (수행) 과정을 밟지 않았다는 말이죠. 온전한 스님이 아니라는 말이죠."
2012년에도 화재로 타버린 내장사 대웅전은 2015년에 복원됐지만 이번 방화로 또 다시 소실됐습니다.
조계종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최 씨에게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모든 혐의가 인정된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