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에는 승복을 입고 스노보드로 설원을 누빈 아주 특별한 스님 한 분이 등장했습니다.
유승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저는 지금 서울에 있는 수국사라는 사찰에 나와 있습니다. 이 곳에 아주 특별한 스님 한 분이 계신다고 해서 제가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정성을 다해 불공을 드리고, 다도를 즐기는 모습이 다른 스님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분, 사실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현장음]
"(제자 선물인데) 너무 아낀다고 한번 밖에 타질 못했어요."
헬멧에 달마 그림까지 넣을만큼 애정이 대단한 국내 스노보드계의 대부, 호산 스님입니다. 승복을 입고도 아찔한 경기장을 매끈하게 내려오는 수준급 실력.
[호산 스님 / 수국사 주지]
"아까 엄청 멋있게 올라가시던데 어떻게 하신 거예요?"
"그랩을 잡으면 아무래도 선수들이 점수도 많이 나고."
스님은 왜 스노보드를 타게 됐을까?
[호산 스님 / 수국사 주지]
"20년 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처음 타기 시작한 것은. 가까운 스키장에 고사 지내주러 갔다가 거기 회장님이 스님들도 운동해야한다고 해서 시즌권을 받으면서…."
꿈나무를 지원하겠다며 직접 연 대회가 어느덧 국내 최장수이자 국가대표도 여럿 배출한 등용문이 됐습니다.
[호산 스님 / 수국사 주지]
"권이준 선수, 이광기 선수, 김호준 선수. 우리 국가를 대표하는 하프파이프의 희망입니다."
[김호준 / 스노보드 국가대표]
"승복을 입고 타시는 모습이 제 눈에는 와, 정말 신 같아 보여요."
스님은 힘이 닿는 한 산과 설원 모두를 오가며 사람들과 교류할 계획입니다.
[호산 스님 / 수국사 주지]
"같이 보드를 타고 대회를 함으로써 그 느낌으로 저는 포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음]
"달마배 파이팅, 평창 올림픽 파이팅!"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웅 김명철
영상편집 : 조성빈
그래픽 : 권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