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시장 실종 하루 전 ’미투’ 의혹 들어
남인순 의원 유출 경로로 지목되자 극구 부인
검찰 "박원순 전 시장 전달 과정에 남인순 관여"
"서울시에 문의는 했지만 피소 사실 유출은 아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오던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침묵 끝에 입을 열었습니다.
피소 사실은 몰랐지만 사전에 박 전 시장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건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부장원 기자입니다.
[기자]
고 박원순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될 거라는 사실을 어떻게 미리 알았는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유력한 유출 경로로 지목됐던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당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남인순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해 7월 24일) : (피소 사실을 안 적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에 대해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말씀드렸고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이 알게 되는 과정에 남 의원이 있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7월 8일, 남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을 지냈던 임순영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관련 내용을 물은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여성계 대모'로 불릴 정도로 투철한 여성운동가라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황보승희 / 국민의힘 의원 : (여성운동가라는) 본인의 존재를 부인한 중대한 사안임에도 사과는 커녕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더욱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뒤에도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남 의원은,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뒤늦은 입장문을 냈습니다.
피소 사실은 몰랐다면서도, 박 전 시장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피해자의 깊은 고통에 공감하고 국민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적 책임을 피해 가는 해명이란 점에서 엿새 만에 내놓은 사과는 또 빛이 바랬습니다.
[조혜민 / 정의당 대변인 : 질문과 유출은 대체 무엇이 다릅니까? 도움을 요청한 사람을 짓밟는 것이고, 가해를 저지른 이에게 피할 구멍을 마련해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여성운동가를 자임하며 국회에 입성했던 만큼, 남 의원을 향한 충격과 배신감은 더 컸습...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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