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란은 왜 우리 선박을 타깃으로 했을까요.
우리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도, 그 대금을 보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 제재 차원에서 동맹들에게 자금 동결을 요구했기 때문이죠.
이번 나포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이란이 그 돈을 백신과 맞바꾸기 위한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강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란 군에 우리 선박이 나포되기 전날은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지 1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란 방송(지난해 1월)]
"이슬람을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여온 솔레이마니가 미국 헬기(드론) 공격으로 순교했습니다."
이란이 미국에 대대적인 보복을 예고해왔다는 점에서 우리 선박을 나포한 건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는데 3년 전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7조 6천억 원 규모의 대금을 결제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폴라 핸콕 / CNN 한국 특파원]
"(한국의 은행 계좌가 동결된 건) 미국이 부과한 제재 때문이죠. (선박을 억류한 건) 환경오염보다 정치적 요소가 크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코로나19 확산과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이란의 경제난은 심각합니다.
1년 전보다 물가는 30% 넘게 치솟았고, 코로나 사망자는 5만 6천 명으로 중동에서 가장 많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란 제1부통령이 한국내 동결 자금을 소진하는 방법으로 "코로나19 백신 구입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 자산을 백신 국제기구에 대신 입금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선박이 억류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선의 3분의 1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
이란은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이곳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고 2년 전 영국 선박도 두 달 넘게 억류된 바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란에 한국 선박을 즉시 풀어줄 것을 촉구해 나포 사건이 국제분쟁으로 비화될 조짐도 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
영상편집: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