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 새벽 조두순이 출소합니다. 경찰과 교정당국이 집 주변 치안을 강화했다고 전해드렸죠.
그런데 조두순만 감시하면 끝나는 문제일까요?
또 다른 아동·청소년 성범죄 전과자들의 거주지 주변을 살펴봤는데, CCTV도 부족하고 칠흙같이 어두운 사각지대가 많았습니다.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범죄자 알리미 서비스를 켰습니다.
이 동네에는 만 13세 미만 청소년을 특수 강간한 혐의 등으로 2014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살고 있습니다.
[현장음]
근방이 대상자 집인 것 같은데 바로 앞쪽에 초등학교가 있네요.
성범죄자의 거주지에서 300m 남짓 떨어진 여성안심 귀갓길, 그런데 방범CCTV는 단 한 대 뿐입니다.
주민들은 이곳 가로등이 유독 어둡다고 지적합니다.
[현장음]
(다니실 때 무섭진 않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서요)
이 골목이요? 어둡긴 하죠.
(좀 어둡다고 느끼셨어요?)
네. 전봇대 전등이 부족한 것 같아요.
길가 바로 옆에서 들어올 수 있는 주차장인데, 카메라 조명을 켜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보일 정도로 어둡습니다. 사각지대도 있어서 들어오면 아무도 볼 수 없겠죠.
평소에는 밝았을 상점가도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후 일찍 불이 꺼지며 으슥한 분위기입니다.
[동네 주민]
코로나 때문에 아홉시 이후엔 다 영업정지 배달하거나 그렇거든요. 지금 길보면 손님도 별로 없잖아요.
[현장음]
여기는 빈 집 같은데… 철거될 집인가봐요.
여성 안심 치안구역으로 지정된 거리는 어떨까? 각종 시설이 설치된 동네를 범죄예방설계 전문가와 돌아봤습니다.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이게 미러시트라는 거예요. 야간에 출입하는 주민들한테 뒤편에 누가 있는지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죠.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이런 곳들이 범행 할 때 끌고 들어가는 곳으로 이용돼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을 설치를 해놓는군요)
주택가에 보이는 개방형 필로티 주차장들은 범죄에 취약하다고 지적합니다.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조두순 사건도 인근에 교회 화장실에 끌고 들어갔잖아요. 김길태 사건이라든가 전부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그런 곳으로 들어가서 범행을 저지르는데, 구석진 장소들을 일상생활 환경에서 제거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의 재범 사건 중 33%가 거주지 반경 100m 이내에서, 반 이상이 1km 이내에서
다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내일 모레 출소하는 조두순이 살 경기 안산 뿐만 아니라 성범죄자들의 주변 환경을 재점검해야 할 이유입니다.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사실 범죄자들이 사는 환경이라고 해가지고 우리랑 사는 환경이랑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범죄 기회를 제공하는 그런 장소들 이런 것들을 자꾸 제거하고 변화시켜가고 그런 노력이 필요한 거죠.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