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준 소방관들이 집도 선물…'119 행복하우스'
[앵커]
예기치 못한 화재로 한순간에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었다면 얼마나 막막할까요.
강원도 춘천에서 화재로 집이 완전히 타버린 한 가정의 사연인데요.
소방대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직접 집을 지어줬다고 합니다.
마음 따뜻해지는 현장을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집 전체가 온통 새카맣게 타버렸습니다.
안방과 화장실 등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습니다.
지난 4월 발생한 주택 화재로 42살 A씨와 어린 삼남매는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지 못하다 보니 집을 새로 짓기는커녕 철거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친척집에 흩어져 살다 원룸을 구해 버틴 기간이 5개월.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소방대원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휴일마다 시간을 내 직접 잔해를 철거하고 월급에서 조금씩 돈을 모아 건축비를 마련했습니다.
그 덕분에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작지만 네 가족이 편히 쉴 수 있는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아들 둘은 무엇보다 따로 지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 기뻐하는 눈치입니다.
"애들하고 흩어져서 생활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가 집 이렇게 따뜻하게 잘 지어주셔서 저희 잘 이사 오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집을 짓는 데 들어간 비용 4,700만 원 가운데 3천만 원은 강원119행복기금이 사용됐습니다.
강원지역 소방관들이 매달 1,190원씩 모은 것으로, A씨가 벌써 5번째 수혜자입니다.
"재난의 피해로부터 소외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저희들이 피해 복구에 조금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방관들이 불을 끄는 본연의 임무를 넘어 민생고까지 책임지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각박해진 민심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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