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까지 보도해서 망신을 샀던, 경북 의성 쓰레기산 기억하십니까.
1년 반 넘게 치우고 있는데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곳이 더있다는 겁니다.
경북 성주에서도 쌓여만 가는 폐기물 산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배유미 기자의 현장 카메라입니다.
[리포트]
[배유미 기자]
"저는 지금 경북 성주의 한 마을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이어지는 산 능선 보이시죠?
그런데 가운데 시커멓게 불쑥 솟은 봉우리는 산이 아니라 놀랍게도 쓰레기더미입니다.
시골 마을에 왜 저런 쓰레기 산이 있는 것인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대형 트럭이 싣고 온 폐기물을 내려 놓고, 한편에선 중장비가 땅을 고릅니다.
옹벽 위에는 순환골재 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얼핏 봐도 10미터 높이 옹벽의 2배가 훌쩍 넘습니다.
콘크리트 같은 건설 폐기물을 잘게 부순 순환골재는 필요한 현장 아니면 쓸모가 없습니다.
군데군데 덮개가 찢어진 사이로 내용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건설폐기물 처리업체가 당초 보관하겠다고 신고한 폐기물은 2만6천 톤,
하지만 성주군은 허가받지 않은 곳에도 수십만 톤을 쌓아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환 / 경북 성주군 환경과장]
"사업주가 이걸(순환골재) 실질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 부분을 찾지 않고, 2018년부터 쌓인 걸로…"
성주군이 폐기물 반입 중지와 영업 정지 행정 처분을 내리자, 해당 업체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이 업체 손을 들어주자 성주군이 항소하는 등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입니다.
[배유미 기자]
"쓰레기산 인근 주택입니다.
폐기물에서 날아오는 먼지 때문에 평소에는 빨래도 널지 못하고, 자주 닦는 장독대 항아리에도 이렇게 먼지가 수북히 쌓였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방 창문에서도 쓰레기 산이 보이는데요, 옆에 있는 진짜 산봉우리보다 높아보입니다.
불과 이틀 전에 청소한 창틀인데 시커먼 먼지가 그새 수북히 쌓였습니다."
[이순자 / 마을 주민]
"문을 철저히 잠근다니까, 문을. (이것) 전부 시멘트 가루지 (흙)먼지라고는 생각을 못한다니까요. 우리집 손자가 8명인데 항상 단속한다니까요. 문 못 열게."
쓰레기산을 지탱하고 있는 옹벽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도 큽니다.
옹벽 곳곳엔 시멘트로 땜질한 자국이 선명합니다.
[김원달 / 마을주민]
"앞에 여기 보이죠, 하얀 것 이거. 이거(차량 진입로) 무너져서. 무너지고 3년 됐어요. 불안해서 이렇게 살 수가 있나."
업체는 행정명령이 지나친 처사라며 정상 운영만 되면 금세 쓰레기산을 치울 수 있다는 입장,
양측간 갈등 속에 오늘도 쓰레기산은 높아져만 가고, 주민들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원달 / 마을 주민]
"(부인이) 병원에 가니까 이 아줌마 담배를 몇 갑 피우나 물어. 안 피운다고 하니까 6갑도 더 피는 것처럼 나온데, 하루에. 병원 사람이 깜짝 놀래. (폐를 보고?) 네, 폐를 보고. "
지난해 2월 환경부 조사에서 확인된 불법 폐기물은 120만 톤.
이후에도 39만 톤이 추가로 적발되는 등 불법 폐기물은 계속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배유미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건영, 최상덕 임경구(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