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개천절, 광화문을 겹겹이 봉쇄해 버린 경찰의 차단벽.
300대의 경찰버스가 4km 줄지어 섰고,
11000명의 경찰, 그리고 10,831개의 철제 울타리가 동원됐습니다.
버스와 사람은 경찰병력이었지만, 이 많은 울타리들 어디서 왔을까요?
채널A 취재결과 2억 원 가까운 돈을 주고 경찰이 사설업체에서 빌려왔습니다.
경찰은 한글날에도 집회가 강행되면 같은 수준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매번 억 소리 나는 세금 들여서 울타리를 세워야 할까요?
김민곤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 버스가 광화문 광장을 빼곡하게 둘러쌌습니다.
경찰 버스 300대로 광화문 일대에 4km 길이의 차벽을 만든 겁니다.
청계광장에는 철제 울타리가 미로처럼 세워졌습니다.
집회를 통제하기 위해 준비한 철제 울타리는 1만 개가 넘었습니다.
사람의 진입을 막거나 검문을 하는데 이용됐습니다.
이날 준비한 울타리 중 경찰이 보유한 건 246개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사설 업체 8곳에서 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빌리는 데 2억 원 가까이 들어갔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서범수 / 국민의힘 의원]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시위, 국민의 불편 이런 걸 조화롭게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 고민이 없었다 생각합니다."
그제 경찰은 철제 울타리 9천 개를 준비했고 이 중 일부만 빌렸다고 밝혔다가
거의 대부분을 빌린 사실이 드러나자
"당시에는 수량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9일 한글날에도 집회를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준철 / 경찰청 경비국장(CBS '김현정의 뉴스쇼')]
"일부 단체에서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것들이 있어서 만약에 그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차벽을 설치할 겁니다."
철제 울타리 대여 기간은 개천절 하루뿐이어서 한글날 집회를 막으려면 울타리 대여 비용이 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집회를 예고한 8·15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연수
영상편집: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