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비가 온다는 소식에 접경지 주민들은 잠을 못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저지대인 민통선 이북 마을 주민들은 매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당하며 이주를 가야하나 고민할
정도입니다.
강경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봇대가 쓰러진 채 그대로 방치돼 있고 도로 곳곳이 끊겼습니다.
마을 내 유일한 대피소도 물에 잠겼지만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700mm 넘는 물폭탄에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민통선 이북 마을 모습입니다.
[연옥진 / 이길리 주민]
"정말 목숨이 붙어있으니까 사는 거지 힘들어요. 그냥 몸 아픈 거만 생각이 나고 여기에서 더는 못 살겠어요."
주변의 도움으로 일주일 넘게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마을엔 당시 피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강경모 기자]
"앞선 집중호우로 이처럼 둑이 무너졌는데요.
지금은 임시로 파란색 방수포를 덮어놨습니다."
이 마을은 지난 1979년 남한의 번성한 모습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저지대에 자리 잡은 탓에 지난 1996년과 1999년에도 물난리를 겪은 바 있습니다.
[김종락 / 이길리 주민]
"옛날에도 수해가 나서 여기가 강이 됐었어요. 그러니까 강바닥에 집을 지은 거예요."
9년 전 200억 원 예산을 들여 배수펌프장을 설치하고 교량도 정비했지만 이번 집중호우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여기에 내일까지 최대 150밀리미터의 비가 내린다고 예보되면서 주민들 걱정이 태산입니다.
[김종연 / 이길리 이장]
"비가 많이 오면 (주민들은) 보따리를 다 싸요. 안전지대로 옮겨놓고 살림살이를 차에 많이 실어 놓고 대기하고 있는 상태죠. 상황이 종료되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상당수 주민들은 더이상 이 마을에 살수 없다며 집단 이주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강경모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