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답안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공교육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려 죄질이 상당히 나쁜데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고 질타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딸들도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군요?
[기자]
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직 교무부장 현 모 씨의 딸인 쌍둥이 자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들 자매는 지난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봐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직접 증거가 없는 만큼, 재판부는 아버지 현 씨 재판에서 유죄의 정황 증거로 사용된 부분들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쌍둥이 중 언니는 1학년 1학기에 전체 석차가 100등 밖이었다가 2학기에 5등, 2학년 1학기에는 인문계 1등으로 올라섰습니다.
동생 역시 1학년 1학기에 전교 50등 밖이었다가 2학년 1학기에는 자연계 1등이 됐습니다.
쌍둥이 자매는 이 같은 성적 급상승이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주변 학교 성적 상승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도 그렇고, 중하위에서 상위권으로 가는 것보다 중상위권에서 상위권으로 가는 게 더 어렵다는 걸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적 상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내신은 최상위권인데 모의고사 성적이 낮은 데 대해서도 두 시험의 성적이 비례하는 게 일반적인데 쌍둥이 자매는 성적 차이가 지나치게 많이 난다고 밝혔습니다.
시험지에 적어둔 '깨알 정답'에 대해서도 쌍둥이 측은 시험이 끝난 뒤 반장이 불러준 답을 적은 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외운 답을 시험지에 기재했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집에서 발견된 메모장 속 정답도 과목명 없이 숫자만 적혀 있어서 시험 전에 유출된 정답을 암기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답 유출이 의심되는 각종 정황에 대해 아버지 현 씨 재판과 사실상 같은 판단이 나온 건데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재판부는 위계를 이용해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박탈하고 공교육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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