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방한일에 北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 없다"
[앵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오늘 오후 한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한국과의 협의를 위한 건데요.
북한은 비건 부장관의 도착 당일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어깃장을 놨습니다.
자세한 내용, 외교부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서혜림 기자, 먼저 비건 방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비건 부장관이 오늘 오후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합니다.
일단 오늘은 별다른 일정은 없는데요.
대신 내일 오전부터 한국 외교안보라인과의 연쇄 회동이 예정돼 있습니다.
특히 대북문제 협의의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의 논의가 주목됩니다.
외교부는 이들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미 국무부는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조율을 추가로 강화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비건 부장관이 북한을 움직일 모종의 협상 '시나리오'를 한국과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거래 카드로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함께 일부 추가이행에 동의하면, 제재 완화 면에서 기존보다 더 전향적인 입장을 약속하는 방식입니다.
추가 이행을 요구할 목록으론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등이 거론됩니다.
비건 부장관이 새로 임명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만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북한을 다시 움직이기 위해 한미가 치열하게 토론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대화가 복원될 수 있을까요.
북한의 오늘 아침 담화에서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서인데요.
북한은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냈던 북미정상회담 거부 담화를 거론한 뒤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 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남측의 중재역할에 대해서도 비꼬았습니다.
권 국장은 담화에서 "말귀가 어둡냐"며 지금도 남측에선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허튼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오고 있다"며 중재 노력을 '잠꼬대', '삐개치질'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이 비건 부장관 방한일에 맞춰 이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남북,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단 전망이 나옵니다.
일단 이번 비건 부장관 방한을 계기로 한미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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