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 위기의 수요집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수요집회, 오늘로 1,445번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28년간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려온 수요집회.
최근 들어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오늘 그래픽 뉴스, 입니다.
수요집회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뒤, 이듬해 1월,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 연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자발적으로 집회를 열지 않았을 때만 제외하곤 수요집회는 28년간 매주 같은 장소에서 열려왔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본 정부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지만 말이죠.
일본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는 동안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점점 줄어 이제 17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수요집회의 상징으로, 매주 집회를 이끌어온 김복동 할머니도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요집회는 부침도 겪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엔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합의안이 도출되며 논란이 됐죠.
피해자들은 '당사자도 모르는 합의는 무효'라고 반발하며 동력을 잃을 뻔한 수요집회를 계속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요집회는 다시 위기를 맞았습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수요집회를 주도해온 정의기억연대와 전 이사장인 윤미향 의원에 대해 후원금 회계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여기에 정의연 측이 반박에 나서면서 여론이 양분됐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보수집회가 28년간 이어져 온 수요집회 장소를 선점하면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 바로 앞이 아닌 인근에서 집회가 열리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대학생 단체가 소녀상 앞 수요집회를 사수하려 농성에 나서면서 보수단체와 충돌 가능성이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의혹 제기와 함께 정치적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요즘 수요집회는 그 본질보다는 곁가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점은 여전히 일본 정부는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픽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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