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첫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32년 전 총선에서 맞붙은 이후 여러 악연이 질긴 사이인데요.
기자들 앞에서 뼈있는 말을 주고받더니 비공개 환담도 5분 만에 끝냈습니다.
황수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이해찬 대표를 찾았습니다.
웃으며 악수를 나눈 뒤,
이 대표가 "어려운 일 맡으셨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팔자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거쳐 통합당에서 비대위를 이끌게 된 상황을 '팔자'라고 표현한 겁니다.
4년 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거든요."
기선제압용 발언으로 해석되는데 당시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해 이 대표와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2016년)]
"저를 공천에서 배제함으로써 당내 친노 세력을 척결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보신 것 같은데 정치를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두 사람의 인연은 32년 전인 1988년 13대 총선 때 시작됐습니다.
서울 관악을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나섰던 김 위원장은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에게 5천여 표 차이로 졌습니다.
질긴 인연 끝에 여야 수장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원 구성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7선의 가장 관록이 많으신 분이니까 과거의 경험을 보셔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6월 5일 날 원래 (개원을)하도록 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법은 지켜가면서."
3차 추경을 두고도 이 대표는 "조속한 처리에 협조해달라"며 속도를 강조했지만 김 위원장은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응수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황수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조승현
영상편집: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