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위 격화…LA 한인타운에 주방위군 투입
[앵커]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 촉발된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LA에서도 흑인 사망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 현지 시간으로 어제, 주 방위군이 한인타운에 전격 투입됐는데요.
현지 특파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정윤섭 특파원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주 방위군이 서부시간 기준으로 1일 오후 3시 30분에 한인타운에 들어왔습니다.
무장한 군병력 30여명이 웨스트 올림픽대로에 위치한 한인 쇼핑몰 상점가로 흩어졌는데요.
여기 시간으로 사흘 전인 지난 토요일이었죠.
LA 다운타운에서 폭동 사태가 일어났을 때 상점 4곳이 유리창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기 LA 총영사관과 상공회의소, 한인회 등이 힘을 모아 현지 LA 행정당국에 주 방위군을 요청했고, 전격적으로 방위군이 코리아타운에 투입되는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죠.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기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먼저 폭동 사태가 터지고 LA로 번져오자 LA 카운티와 LA 경찰은 한인타운의 치안 유지에 무척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타운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인데요.
자칫 이번 시위가 제2의 LA 폭동 사태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합니다.
영사관과 한인회 설명으로는 LA 경찰국장은 박경재 총영사를 만난 자리에서 "제2의 LA 폭동은 없을 거다. 그때와는 다르다. 우리가 한인을 지킨다"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합니다.
LA 일대에 전개된 주 방위군은 약탈과 방화 피해가 발생한 상점가와 주요 공공기관에 배치가 됐는데요.
이런 의미에서 아직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민간 커뮤니티인 코리아타운에 주 방위군이 투입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제2의 LA 폭동을 막기 위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주 방위군이 한인타운에 주둔했기 때문에 한인사회의 큰 성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가 주 방위군 투입 현장에 직접 취재를 나갔다 왔는데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어제 주 방위군이 투입되자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 나갔는데, 제가 찾아간 곳은 올림픽대로의 한인 쇼핑몰 갤러리아였습니다.
거기에는 중무장한 주 방위군 10여명이 있었고요.
쇼핑몰을 빙 둘러싼 채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갤러리아 앞 도로에는 험비라고 하죠. 중화기로 무장한 사륜구동 장갑차량이 있었고요.
바로 앞에는 군용 트럭이 배치돼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이 야간 통합 금지가 시작되기 30분 전이어서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총기로 무장한 병사들을 직접 마주하니 긴장도 됐었는데, 현장의 병사들이 지나가는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약간 놀라기도 했습니다.
한인들이 현장에 찾아와 주 방위군 병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고요.
음료수를 건네며 격려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사진과 영상 촬영을 요청했는데 주 방위군은 흔쾌히 응해줬습니다.
그중 한 병사와 짧은 인터뷰를 했는데, 병사는 28년 전 LA 폭동 사태를 익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LA 다운타운에서 약탈 상황이 며칠 전 발생해서 한인 타운도 긴장하던 차에 주 방위군이 달려와 줘 한인들이 고맙게 생각한다고 질문을 던져봤는데요.
병사는 "모든 시위가 끝날 때까지 한인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주 방위군을 필요로 할 때까지는 여기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LA는 지금 밤 9시 30분을 넘긴 상황인데요.
오늘도 시위가 이어졌을 텐데 주 방위군이 투입되긴 했지만, 한인타운은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LA 시위 현장 소식도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LA에서는 오후 4시쯤부터 LA시청과 에릭 가세티 시장 관사 앞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현재까지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위대 규모가 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시위대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 실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에릭 가세티 엘에이 시장 관사가 한인타운과 인접해있다는 점인데요.
경찰이 시위대의 진출을 막기 위해 교차로에 진을 치고 있고, 헬기 3대가 밤하늘을 선회하면서 시위대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마침 주 방위군이 한인타운에 주둔해 있다는 점이 그래서 더욱 다행스럽긴 한데요.
시위대가 최근 주로 한인타운에서 북서쪽 방향에 있는 할리우드, 베벌리힐스 등의 고급 상점가와 주택가를 약탈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요. 한인타운으로 방향을 돌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얘기를 듣고 보니 LA 한인타운은 일단 한숨을 돌린 상황 같은데요.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한인 상점들의 피해는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초긴장 상태였던 한인타운은 주 방위군이 들어오면서 일단 한시름을 덜었습니다.
하지만 시위사태가 미전역으로 확산하며 다른 지역의 한인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인 상점들이 약탈 방화 피해를 본 것을 시작으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한인 상점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교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50개 안팎의 현지 한인 점포가 항의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는데요.
뷰티 서플라이라고 하죠.
현지 미용용품 상점을 비롯해 휴대전화 매장, 약국 등이 시위대에 털렸습니다.
주로 흑인을 상대로 한 영업이 이뤄지는 상권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 히스패닉 인종을 가릴 것 없이 약탈에 가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지 경찰도 소극적인 대응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인 소유의 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