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갈까요?
'의원님 방 빼세요'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먼저 오늘 오전 새로운보수당 회의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하태경 / 새로운보수당 의원
금태섭 의원을 보면서 저는 지난 국회의 옆에 계신 유시민
아, 유승민
유승민 / 새로운보수당 의원
왜 하태경 위원장께서 농담을 하시는지 다음부터는 특히 조심해주시고
하태경 / 새로운보수당 의원
금태섭 의원을 보면서 유승민 대표를 떠올렸습니다. 공수처법 기권한 금태섭 의원 겁박하는 민주당은 '더불어독재당' 하겠다는 것입니까.
Q. 유시민, 유승민. 이름을 헷갈려하면 서로 싫어할 만한 사이죠?
오늘 유승민 의원은 하태경 의원이 실수를 하자 "15년 전 유시민 이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진보의 참 괜찮은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그 사람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이런 표현까지 썼습니다.
자신과 헷갈리는 게 그만큼 싫다는 의미겠죠.
Q. 그런데 하태경 의원은 왜 금태섭 의원을 보면서 유승민 의원을 떠올렸다는 건가요?
유승민 의원도 지난 정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다' 이렇게 반기를 들었다가 2016년 공천에서 탈락했는데, 당에 반기를 든 금태섭 의원 상황이 당시와 비슷하다고 본 거죠.
Q. 어제 금 의원이 공수처 설치안에 기권표를 던지면서 힘든 상황에 처했다면서요?
맞습니다.
그 후폭풍으로 금태섭 의원은 하루 종일 악플에 시달렸는데요, 매국노라는 비난부터 당신만 소신이 있느냐, 민주당에서 방 빼라, 이런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더욱이 당 대변인까지 당론을 어긴 데 대해 유감이라면서 징계를 검토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Q. 금 의원은 꾸준히 공수처 설치에 반대해왔잖아요.
그렇죠.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었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9월)
권력기관은 제대로 제어하지 않으면 계속 권한을 행사하려고 듭니다.공수처를 설치한다거나 현재의 수사권 조정안에 비판적인 입장인 것이 그 때문입니다.
개별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의 소신과 당론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분명한 건 다양한 의견 존중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입니다.
Q. 그러게요. 단 한 명 기권했는데 그것도 못 참아주네요. 다음 주제 갈게요.
'대통령의 놀라운 혜안?' 이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
야당 의원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문 대통령이 모든 게 국회 탓이다, 이런 인식을 드러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겁니다.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은지 저희가 확인해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어제)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경제 법안을 놓아주길 바랍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2015년 11월)
이것은 국민들의 삶과 대한민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
문재인 대통령 (어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연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 (2016년 1월)
그때는 동물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국회가 됐다. 어떻게 보면 이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Q. 두 대통령 모두 정부가 일하려고 하는데 국회가 안 도와준다, 이런 시각인거죠?
국회를 싸잡아 비판했지만 실은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요,
화가 난 정병국 의원은 4년 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성명 내용을 소환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 탓을 하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배후에 있는 대통령이 문제다. 대통령은 '국회 탓'할 자격이 없다.
정병국 의원은 이 발언에서 새누리당을 민주당으로, 대통령을 박 전 대통령이 아닌 문 대통령으로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렇게 받아쳤습니다.
정병국 / 새로운보수당 의원
4년 전의 글이지만 어찌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서 미리 문재인 대통령이 그(국회 파행의) 답까지 주고 갔는지 참 그 혜안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Q. 혜안이 놀랍다면서 비꼰 거네요. 정권이 바뀌어도 국회를 보는 대통령의 시각이 같은 건 왜일까요?
임기 중반에 접어들면 모든 대통령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데, 성과 내기가 쉽지 않으니 야당 탓을 하는 거겠죠.
그래서 집권 3년차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는데, 현 정권이 전 정권을 닮아간다고 말한 사람은 또 있습니다.
진중권 전 교수인데요, 현 정부 청와대 내부에서부터 문제가 터져나오고, 민정수석실이 그걸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전 정부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면서 집권 3년차 데자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새해 온 국민의 소망을 담아 '새해엔 정부 덕, 국회 덕' 이렇게 정했습니다.
네, 촌철살인이 담긴 여랑야랑, 내년에는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재명 기자 올해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