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삼성 수뇌부를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합병을 주도한 책임자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가정교사로 불리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 소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전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내부 문건입니다.
회계사들이 작성한 합병 비율에 맞추기 위해 삼성바이오 자회사의 손실로 잡히는 콜옵션을 숨긴 뒤 추후 처리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습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회계사들은 1대 0.35 수준으로 맞춘 합병 비율 검토보고서도 삼성 요구에 따라 조작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분식회계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 삼성그룹 전반에 걸쳐 이뤄진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된 겁니다.
증거인멸 수사를 마무리하고 분식회계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검찰은 이번 주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를 한두 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면 과거 삼성의 2인자이자 '이재용의 가정교사'로 불렸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삼성의 컨트롤 타워였던 미래전략실에서는 최지성 전 부회장이 지휘하고 전략팀장이던 김종중 전 사장이 실무를 총괄하면서 합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에 출석해 최 전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이 합병을 진두지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최 전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공범으로 기소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전실 해체로 삼성을 떠나기 전까지 최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멘토였습니다.
검찰이 최 전 부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하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임박했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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