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에 대한 봐주기 수사 논란과 관련해 황 씨 측의 청탁이나 외압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바빠서 황 씨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담당 경찰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인데, 숱한 의혹에 비해 속 시원하게 드러난 건 없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10월,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박 모 경위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가 연루된 마약 사건을 제보받았습니다.
박 경위는 공범 조 모 씨만 구속하고, 공급책으로 지목된 황 씨는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황하나 봐주기 수사 의혹입니다.
[조 모 씨 / 황하나 마약 공범, 지난 4월 : 경찰들이 황하나를 잡을 거라고 했어요. 의아하고 할 것도 없이 당연히 잡히겠지,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언론 보도로 뒤늦게 실체 규명에 나선 경찰은 박 경위가 청탁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돈을 준 사람은 황하나 씨가 아닌 조 씨의 처벌을 원하던 다른 사건 관련자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 수사 대상이었던 황 씨 측의 청탁이나 유착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또, 황 씨가 가족과 경찰청장의 친분을 과시한 것도 단순 거짓말로 결론 내렸습니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황 씨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사실은 알았지만,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이유는 다른 업무로 바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박 경위를 직무유기와 뇌물수수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사건 발생 4년 만에 이뤄진 황하나 봐주기 의혹에 대한 수사는 결국, 여전한 의구심만 남긴 채 마무리됐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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