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한 남편이 자신의 친딸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과 관련해 엄마에 대해 신청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엄마가 입장을 바꿔 남편의 범행을 알고 있었고 범행현장에 동행까지 했다고 털어놨지만, 법원은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동헌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재혼한 남편이 자신의 친딸을 살해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39살 유 모 씨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받기 위해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향합니다.

유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유 ○ ○ / 친딸 살해 피의자 : (혐의 인정했는데, 딸을 왜 살해한 겁니까?) ……. (미안하지 않습니까?) …….]

줄곧 혐의를 부인한 유 씨.

하지만 법원에 가기 전인 어제 새벽 심경 변화를 일으켜 경찰 조사를 자청해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벽 2시 반가지 3시간 동안 이어진 조사에서 남편 김 씨가 벌인 범행을 알고 있었고, 범행 장소까지 동행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범행을 왜 막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남편이 해코지할 게 두려워서 범행하는 대로 놔뒀다"고 말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딸에 대한 미안한 감정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유 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만으로는 유 씨가 살해를 공모했거나 가담했다는 소명이 부족하고, 살인방조와 사체유기방조죄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입니다.

한마디로 경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경찰은 오늘 검찰과 협의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YTN 이동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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