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태풍 ‘야기’, 한반도 피해간다?

채널A News 201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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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태풍이 기다려진다는 분들까지 계십니다.

그만큼 폭염과 가뭄이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14호 태풍 '야기' 소식을 문화과학부 김종석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키워드1. '야기' vs 고기압

(앵커) 키워드로 확인해볼까요. 폭염을 불러온 북태평양 고기압과, 이를 쫓아낼 태풍 야기인 것인데 둘의 대결은 승패가 벌써 결판인 난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현재로선 다시 한 번 태풍이 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어제 오늘 하루 사이 한반도 기압계의 배치가 달라졌습니다. 어제까진 태풍이 우리나라를 우회하고 북한의 북쪽을 향하는 거였는데요.

태풍의 이동 줄기가 좀 더 서쪽으로 그러니까 중국 쪽으로 방향을 더 틀었습니다. 상하이 쪽으로 가는 겁니다. 바로 직전 태풍인 '종다리'와 마찬가지로 이번 태풍 '야기'도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에 또 밀린 건데요.

당초 최상의 시나리오는 별다른 피해없이 비만 뿌리고 지나가는 '효자 태풍' 역할이었는데요. 쉽지 않아졌습니다. 올 여름 태풍의 '코리아 패싱'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키워드2. 소나기 vs 폭우

(앵커) 폭염은 안 꺾인다.. 그렇다면 결국 비는 안 오는 건지 온다면 얼마나 오는 겁니까?

소나기 대 폭우. 답은 '소나기'에 가깝습니다. 태풍 야기가 내일 제주도 인근 해상까지 북상하면서 한반도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비를 뿌릴 것이냐가 핵심이겠죠. 결론은 많은 비를 뿌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태풍 크기가 좀 더 컸다면 폭염과 가뭄을 해소할 강한 비를 기대할 순 있었는데요. 태풍 '야기'의 중심기압은 994hp입니다. 견고한 소용돌이 구름을 갖추지 못한 강도 '약'의 소형 태풍입니다. 크기로만 비교해도 2013년 우리나라로 왔던 태풍 '다나스'와 비교하면 강도가 확연히 차이납니다.

때문에 강한 빗줄기 대신 내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 전국에 산발적으로 소나기만 찔끔찔끔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강수량이 적으면 폭염은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습도만 높입니다. 이정도 설명 드리면 이제는 대략 짐작이 되실텐데요. 태풍 '야기'가 폭염에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키워드3. 미국·일본 vs 한국

(앵커) 기상청 예보에 대해서 지금까진 신뢰가 크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우리나라가 더 정확했네요?

현재로선 그렇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네. 원래 어제까지만 해도 미국과 일본 기상 당국은 태풍 '야기'가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다고 예보했었습니다. 우리와 다른 진행 경로를 예상한 건데요.

"우리 기상청이 또 틀린 것 아니냐" 여론의 압박이 상당했습니다. 기상청도 내심 불안했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 기상당국도 태풍 경로 예보를 수정해 중국 상륙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태풍이 북상하는 시점이 일 년 중 바닷물 높이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과 맞아 떨어집니다. 해안가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풍도 이렇게 힘 없이 지나가면 폭염은 도대체 언제까지 끝나냐는 질문 개인적으로도 참 많이 받았습니다. 다음 주에도 낮 최고기온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쩔 수 없이 열흘 가까이 8월 20일께까지는 폭염을 견디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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