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승객이 두고 내린 3억 원 찾아준 택시기사

채널A News 201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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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커다란 검은색 가방. 엿새전 이 검은색 가방이 대구에 있는 한 경찰 지구대에 도착합니다.

경찰이 검은색 가방을 들고 지구대로 들어옵니다. 뒤따르는 반팔 차림의 70대 남성이 이 가방을 지구대에 가지고 온겁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번엔 근처에 있던 젊은 남성이 가방안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선 이 젊은 남성이 내용물을 가방에 담아 지구대를 빠져나갑니다.

가방을 가지고 온 70대 남성, 가방을 가지고 떠난 젊은 남성. 두 사람은 무슨 관계일까요?

바로 약 2시간 전쯤 동대구역에서 만났던 택시기사와 승객입니다.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탄 젊은 남성. 직선거리로 약 7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대구 수성구의 한 동네로 향했는데요. 택시에서 내리면서 트렁크에 실었던 자신의 검은색 가방을 깜빡한 것입니다.

승객을 내려주고 집으로 향했던 택시기사. 트렁크에 손님이 두고 내린 가방이 뒤늦게 생각났는데요.

트렁크에 담긴 가방엔 뭐가 들어있었길래 두 사람이 이렇게 다시 지구대까지 와서 만나게 된 걸까요.

[경찰관계자]
"5만 원권 6천 장이 들어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가방에… "

가방 안에는 신발상자처럼 생긴 박스 2개가 있었고 그 안에는 신문지와 함께 총 3억 원 규모의 5만 원권이 가득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3억 원이란 큰 돈을 발견한 택시기사는 곧바로 10살 아래 동생에게 전화합니다. 동생이 경찰에 신고했고 두 형제가 함께 이 돈을 주인에게 찾아준 겁니다.

71살 택시기사 이태원 씨, 61살 동생 이수원 씨인데요. 가방 안 내용물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돌려줘야겠단 생각부터 들었단 택시기사 이 씨.

저희가 직접 통화해봤습니다.

[이태원 / '3억' 찾아준 택시기사]
"빨라 찾아줘야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그래. 그 많은 돈, 내 돈 아닌걸 내가 뭐하러 욕심낼게 뭐 있어 주인 돌려줘야지. 잃어 버린 사람이 얼마나 답답하겠어."

경찰은 택시기사 이 씨가 찾아준 이 3억 원의 돈이 범죄와 연관성이 없단 걸 확인한 뒤 주인에게 돌려줬습니다.

택시기사 이 씨에 따르면 젊은 남성은 어머니 심부름으로 서울에서 조그만 건설사를 경영하는 아버지에게서 돈을 받아오던 길이었다고 합니다.

택시 기사 이 씨, 두 달전엔 현금 150만 원을 놓고 내린 승객을 찾아 돌려준 일도 있었습니다.

내 물건이 아니니 당연히 주인에게 찾아줬을 뿐이란 70대 택시기사의 말.

당연한 이야기인 걸 알면서도 팍팍한 세상에 잠깐이나마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건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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