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낯선 이에게서 몰카범 기운을 느끼다

채널A News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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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걸어오는 사람과 스쳐가는 짧은 순간, 상대편의 얼굴에서 얼마나 많은 걸 읽어낼 수 있을까요?

지난달 25일 서울 노원경찰서 화랑지구대 야간 근무자의 아침 퇴근길 모습입니다.

검은 옷을 입은 순경이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고 퇴근길에 나서는데요.

경찰 현장 실습에 나온지 20일 된 김태현 순경입니다.

대로변에서 마주오던 남성을 스쳐지나는가 싶더니, 김 순경, 잠시 몸을 비틀어 지나간 남성 쪽을 한참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퇴근한 동료에게 연락해 이 남성의 뒤를 밟습니다.

김 순경과 동료의 미행은 지하철 역 근처까지 약 10분 정도 이어졌는데요.

김 순경은 왜 스쳐 지나간 남성의 뒤를 밟고 있는 걸까요?

영상을 조금 더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남성을 뒤를 쫒는 경찰관은 3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의 미행이 멈춘 곳은 의문의 남성이 다니는 직장이었습니다.

이 남성을 불러세워서 얼굴을 찬찬히 확인한 다음 남성을 붙잡았는데요.

직장에 출근해 일을 하던 평범해 보이는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이유는 뭘까요.

[이영일 / 서울 화랑지구대]
"지하철은 타지 않고 1번 출구, 6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왔다갔다 하면서 여성만 쫓아다닌다는 거예요. 그 신고를 받고 저희가 출동한거죠. CCTV 확인하니까 카메라가 (치마 속에) 들어가는게… "

이 남성은 하루 전 인근 지하철 역에서 여성 승객의 치마 속을 찍은 몰카 촬영 용의자였습니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같은 역에서 범행을 시도하려는 모습이 역무원에게 포착됐지만, 달아났는데요.

지하철역 CCTV 영상에서 남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다음날, 퇴근하려 지구대를 나서는 순간 몰카범이 떡하니 나타났던 겁니다.

[김태현 / 서울 화랑지구대]
"(CCTV) 사진을 저장해놓고 있다가 딱 이제 퇴근하고 가는데 너무 이제 옷도 똑같고 체형, 머리 이런 게 다 똑같아서, 그 사람이란 생각이 팍 들어서… "

이 남성은 CCTV 영상 속 남성은 내가 맞지만 몰카는 안찍었다고 범행을 부인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경찰관이 경찰 지구대 옆에 있는 집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회사에 다니는 이 남성에게 타지도 않는 지하철 역에 나타나는 이유를 추궁하자 대답을 못했다고 합니다.

퇴근길 찰나의 순간, 낯선 이에게서 몰카 용의자의 기운을 느낀 신입 순경의 눈썰미가 대단해 보입니다.

사건 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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