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고발장 대필’ 검사실서 무슨 일이?

채널A News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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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단의 고발장 대필 파문, 사회부 배혜림 차장과 뉴스분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키워드 소개해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초유의 ‘고발장 대필’>입니다. 검사가, 그것도 특별수사를 하는 특수 검사가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대필했다는 얘기, 처음 들어봅니다. 고발장에 이름이 올라가면 피의자가 됩니다.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야 하는 검사가, 피의자를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강원랜드 비리수사단 검사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그 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질문1]시민단체 관계자가 처음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날이었죠? 검사와 고발인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간 겁니까?

강원랜드 수사단이 출범하고 열흘 남짓 지난 지난 2월 18일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조사가 마무리될 무렵 검사는 “고발장을 추가로 제출하겠습니까?”라고 먼저 묻습니다.

그러자 시민단체 관계자는 “네. 제가 다시 작성한 뒤 제출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하는데요,

갑자기 검사는 “그러실 것까지 없습니다. 여기서 정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수사관이 추가 고발장을 직접 작성했다는 게 수사단의 설명입니다.

[질문1-1]그렇다면 양부남 수사단장을 비롯해 수뇌부는 당시 고발장 대필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수사단 수뇌부는 채널A가 취재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고발인을 도와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또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에 추가 고발장을 작성하도록 하는 건 검찰의 ‘관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2]고발인 조사를 했다면 기록이 남았을 텐데, 굳이 또 추가 고발장까지 받는 행위, 정말 '관행' 맞나요?

관행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강원랜드 사건은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별도의 특별수사팀을 꾸려졌습니다.

범죄의 단서를 직접 찾아서 조사하는 인지 수사를 통해 의혹을 해결해야 하는데, 고발인에 기대어 수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 특수 검사는 “수사단이 관행이라고 밝힌 건 특별수사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것“이라며 “수사단의 ‘무능’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반응했습니다.

고발장을 대필한 것에 대해선 “고발인이 글씨를 모르지 않는 한 대필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질문3]그러니까 통상의 사건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드문 일이 일어난 건데요, 검사가 왜 대필까지 해서 고발장을 접수하는 ‘셀프 고발’을 한 겁니까?
 
검찰 수뇌부를 피의자로 입건하기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고발장에 이름이 들어가면 별다른 수사 내용 없이도 피의자로 입건이 됩니다.

피의자로 입건이 되면 압수수색 영장 청구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한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내려고 고발장을 만들어 낸 뒤 법원을 속인 중대한 사안“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질문4]최근 강원랜드 수사단은 문무일 검찰총장과 핵심 참모가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고발장 대필 역시 검찰 수뇌부를 공격할 의도가 있었던 걸까요?

수사단이 왜 검찰총장에게 정면 충돌했는지를 두고는 해석이 분분합니다.

고발장 대필이 이 사건과 직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대검 수뇌부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하려던 강원랜드 수사단이 직권남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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