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것 같던 남북, 북미 대화가 북한의 제동으로 마찰음이 생긴 가운데, 미국이 이례적으로 북한 달래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승부수를 던진 이른바 '비핵화 게임'에서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북한이 한미연합군사 훈련과 미국의 비핵화 해법에 반발하며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경고하자, 백악관은 미국이 적용하는 것은 '선 비핵화-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며 '트럼프 모델'이라는 신조어를 꺼내 들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17일) : 우리가 (리비아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핵화 해법 작동 방식에 정해진 틀은 없습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 모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리비아 모델을 일축하며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안전보장을 공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리비아 모델은 아주 다른 협정입니다. 김정은은 북한에 있게 될 것이고 북한을 통치할 것입니다.]

북한이 콕 집어 비난한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언급도 해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존 볼턴이 언급한 것은 북한의 핵 폐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이야기한 겁니다.]

또 비핵화에 따른 번영을 강조하며 '한국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비핵화 구상과 궤를 같이하는 겁니다.

[마이크 폼페이오/美 국무장관(지난 12일) :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이루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목조목 설명하며 어르기에 나선 셈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북미 정상 회담의 성공을 열망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를 알고 중국을 등에 업은 채 승부수를 던진 북한에, 미국이 언제까지 얼마나 호응하며 비핵화 해법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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