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좀더 자세한 이야기, 하태원 국제부장과 분석해 봅니다. 키워드는 뭡니까?
<봄은 왔나> 라는 화두를 올려 보고 싶습니다. 남북이 오가며 펼치고 있는 화려한 공연이 꽃이라면 분명 한반도에 봄은 왔습니다. 하지만 한반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든 핵문제 해결이 문제라면 봄이 오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질문] 우리 공연 제목 봄이 왔다도 아니고 '봄이 온다'였는데 한 발짝 더 나아가 ‘가을이 왔다’로 주제를 받아쳐버린 김정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김정은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의중을 여과없이 반영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대북제재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확실하게 끊어냈고, 다음 타깃인 중국 역시 전격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손을 봐 둔 형국아닙니까?
4월 남북, 5월 북미, 6월 또는 7월 남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 9월 경 다시 한번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옵니다.
[질문] 북한은 봄이 왔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하 부장이 보시기에도 봄, 온 게 맞습니까?
지난 두 달간 한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진 일들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김여정이 특사로 청와대를 예방했고, 삼지연예술단의 공연이 있었고, 판문점의 남북을 오가며 많은 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내일은 남북합동 예술단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확실히 봄이 온 듯 하지만 남북이 실질적인 문제를 풀기위해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미국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과거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과의 핵협상과정에서 남긴 유명한 말이 있죠, 신뢰하지만 검증한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불신한다. 그래서 더욱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내퍼 미국대사대리입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 ]
우리의 협상 목적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이며 이 목표는 타협 불가능한 것입니다."
봄을 말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표면적으로는 그런데.. 물밑에서는 대화가 계속 조율이 되고 있겠죠?
최근 남북대화의 특징은 '공식대화는 최대한 간결하게. 물밑대화는 지속적이고 치밀하게'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전문가죠. 김상균 국정원 차장은 최근 평양에 살다시피 하는 것 같구요, 문재인 대통령 복심인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은 김정은과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양측이 대화를 향해 막 달려나가고 있는데.. 이례적인 풍경은 또 있었습니다. 대남 강경파 김영철 통전부장이 우리 기자들을 찾아와 사과를 했다면서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어제 밤 공연현장을 취재하러 간 한국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인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례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김정은의지시 없이는 이뤄지지 못했을 일이죠.
스스로를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고 소개한 것이 눈에 띕니다. 뉘앙스는 남한 보수세력이 그렇게 주장하지만 '나는 폭침의 주범이 아니요' 라고 발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사과를 하려면 폭침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