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고인 휘문고 재단이 학교 공금 38억 여원을 횡령했습니다.
운동장을 교회에 빌려준 뒤 기탁금을 받아 가로챘는데, 운동부 선수들은 운동장이 없어 경기도 남양주까지 오가며 훈련을 했습니다.
정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휘문고에는 야구부와 농구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부 선수들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엔 학교 운동장을 놔두고 남양주까지 이동해야 했습니다. 학교가 2002년부터 운동장과 체육관을 교회 예배장소로 빌려줬기 때문입니다.
학교 재단은 교회로부터 건물사용료 말고도 6차례에 걸쳐 38억여 원에 달하는 기탁금을 몰래 받았습니다.
이 돈은 명예이사장 김모 씨 개인에게 고스란히 흘러들어갔습니다. 기탁금을 받기 위해 만든 은행계좌 5개는 돈을 인출하자마자 해지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명예이사장이 우리 학교에 시설이라든지 여러 가지 발전적인 용도로 쓸 테니까 후원금을 달라고 요청을 하는 거예요. 매번."
아들인 이사장 민모 씨는 학교 신용카드로 단란주점에서 9백만 원을 썼습니다.
설립자 성묘비용과 묘지 보수비용 3천 4백만 원도 학교 돈으로 내는 등 학교 예산을 개인금고처럼 사용했습니다.
학교 부동산을 특정 업체에 싸게 임대해준 특혜 의혹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은 명예이사장과 이사장 등 4명을 수사의뢰하기로 했습니다.
횡령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재단 사무국장 등 3명은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채널A뉴스 정지영입니다.
영상취재 : 추진엽
영상편집 : 배시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