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 원을 빼돌리고 해외로 도피한 직원이 송환됐는데 횡령한 돈 중 39억 원은 가상화폐로 바꿔 숨겨놓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직원이 입을 열지 않는 한, 39억 원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강경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스크를 쓴 남성이 경찰관들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승합차에서 내립니다.
46억 원을 빼돌린 뒤 해외로 도주했던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팀장 최모 씨입니다.
[최모 씨 /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팀장]
"(필리핀으로 도주 장소를 선택하신 이유는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 주시죠.) 회사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국민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2022년 4월부터 건보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일하던 최 씨, 의료기관에 보내야 할 요양급여 등을 빼돌린 뒤 재작년 필리핀으로 달아났습니다.
1년 4개월 동안 장소를 옮겨다니며 호화 도피생활을 했습니다.
[승봉혁 /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수사대장]
"필리핀 섬이 7천 개가 넘고 국내가 아니어서 추적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관건은 횡령한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7억여 원을 회수했지만 아직 39억 원은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최 씨가 가상화폐로 환전해 숨겼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가 담긴 전자지갑을 열려면 암호를 알아야 하는데,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다보니 추적은 어렵고, 결국 최 씨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 씨는 이 돈을 다 썼다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김정혁 / 서울사이버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가상화폐의 경우 그런 자산까지 추적하려면 지금 현재 체계로는 어렵죠. 본인이 밝히지 않고 처벌받고 나오겠다고 하면 (환수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경찰은 최 씨 노트북과 휴대폰 등 포렌식을 통해 거래내역을 확인중이지만, 이마저도 실패하면 최 씨를 설득하는 것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고민입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김민정
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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