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에서 대전차 지뢰가 폭발해 민간인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군부대의 엉터리 지뢰제거작업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트럭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부서졌습니다.
지난 11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의 농지매립현장에서 대전차지뢰가 폭발해 40살 한 모 씨가 숨졌습니다.
지뢰폭발사고가 발생했던 현장입니다. 사고 하루 전에도 이곳으로 옮겨온 흙더미에서 지뢰가 발견됐지만, 제대로 된 수색작업 없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사고 당일 오전에도 지뢰가 또 발견됐지만, 공사는 계속됐습니다.
[육군 15사단 관계자 :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거기가 민유지고 사유지이기 때문에 발견된 대전차 지뢰를 회수하는, 그 정도까지만….]
군부대가 지뢰제거작업을 마친 도로공사현장에서 퍼온 흙더미에 어떻게 지뢰가 3발이나 섞여 있던 걸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흙을 가져온 일대를 다시 수색해봤습니다.
불과 2시간 만에 피자 한 판 크기의 대전차 지뢰 2발과 대인지뢰 2발 등 모두 4발의 지뢰가 발견됐습니다.
[김기호 / 한국 지뢰제거연구소 소장 : 탐지기가 (지뢰) 근방에 50cm만 가도 크게 울려요. 이거는 뭐 놓치려야 놓칠 수가 없는 거야. 기본적으로 탐지를 엉터리로 했기 때문에….]
군부대의 엉터리 지뢰제거작업.
사고 전 지뢰가 발견돼도 작업을 강행한 업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지뢰밭이나 마찬가지인 공사현장에 들어간 피해자가 희생된 겁니다.
[피해자 유족 : 사병들이 와서 지뢰만 수거해 가고 아무런 조치를 안 취했거든요. 사고가 안 나고 사람이 안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책임회피를 하니까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죠.]
6·25전쟁 이후 확인된 민간인 지뢰 피해자는 500여 명.
군 당국의 허술한 지뢰 관리가 계속되는 한 지뢰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YTN 홍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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