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와 정면 충돌하면서 외교적으로 무리수를 연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비교적 우호적인 지역으로 꼽아온 동남아시아에서도 외교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갈등은 외교적으로 최강의 수단이 동원된 가운데 진행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지 북한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한 뒤,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를 전격 소환했습니다.

북한 역시 갑자기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번 수사에 불만을 나타내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강철 /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 (오늘 기자회견) :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미뤄보면, 말레이시아는 남한과 결탁해 이번 사건을 정치 쟁점화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북한은 또 김정남 암살에 참여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 2명이 북한 당국에 의해 고용된 것이 확인될 경우 이들 두 나라와의 관계 악화도 피할 수 없습니다.

중국 역시 북한이 경호 대상자인 김정남을 암살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만큼, 북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만큼 이번 사건이 북한 외교에 치명타를 안겨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립을 중시하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과의 외교 갈등도 궁극적으로 원만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북한을 상대로 과도한 외교 공세를 전개할 경우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왕선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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