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7월 충북 청주에서 19년 동안 축사에서 강제노역하다 극적으로 탈출해 가족과 재회한 이른바 '축사 노예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이 사건의 피해자이자 '만득이'로 불리던 48살 고 모 씨가 어제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지적 장애 2급인 고 씨는 초등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수업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특수교사가 일주일에 2회 방문하는 '순회 교육' 방식으로 수업을 받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성우 기자!
축사 노예 피해자이자 '만득이'로 불리던 고 모 씨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데, '축사 노예 사건', 어떤 사건이었죠?
[기자]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축사에서 강제노역하던 48살 고 모 씨가 비를 피하려고 축사 인근 공장 건물 처마에 들어갔다가 사설 경비업체 경보기가 울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고 씨의 말과 행동이 어눌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마을 주민 탐문 수사를 통해 고 씨가 무려 19년 동안이나 축사에서 강제로 일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지적 장애 2급인 고 씨는 그동안 축사에서 일하면서 이름도 없이 '만득이'라고만 불려 왔습니다.
고 씨는 소 40여 마리를 키우는 2만 제곱미터 규모의 축사 일을 도맡아 아침저녁으로 풀과 사료를 운반하는 것은 물론 축사 청소까지 사실상 혼자서 일을 했습니다.
더구나 실제 고 씨의 집은 축사에서 15km, 자동차로 불과 20여 분 떨어진 거리에 있었지만 그동안 누구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고 씨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축사에서 탈출해 생이별했던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이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피해자 고 씨의 초등학교 입학식 모습이 궁금한데요,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고 씨는 어제 충북 청주에 있는 오송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입학식에서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과 교사 등 100여 명의 축하를 받으며 정식으로 초등학생이 됐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고 씨의 모습은 사뭇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는데요.
자신보다 41살이나 어린 동기생들과 나란히 서 있는 게 조금은 어색한 듯 수줍은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고 씨에게 배정된 학급은 1반으로 교실에 들어서자, 고 씨는 주변을 둘러보고 맨 뒷자리인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책상 위에는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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