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취한 승객이 운행 중이던 택시기사를 마구 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엉겁결에 봉변을 당한 택시 기사는 뇌진탕 증세까지 호소하고 있는데, 최근 운전 중 택시 기사를 노린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강력한 처벌과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택시 뒷좌석에 앉은 남성이 다짜고짜 기사 얼굴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당황한 택시기사가 손목을 잡고 막아 보지만, 쉴새 없이 주먹이 날아옵니다.

지난 10일 새벽, 택시 기사 59살 전 모 씨는 술에 취한 40대 승객을 태웠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전 모 씨 / 피해 택시기사 : 남의 일로만 여겼고 기가 막힙니다. 앞으로 운전하는 것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정도로 불안하고….]

승객 42살 A 씨는 목적지를 얘기하지 않으면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는 기사의 말에 갑작스레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폭행은 이 택시 안에서 벌어졌습니다.

시민들까지 나서서 말린 끝에 A 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습니다.

뇌진탕 증세를 보인 전 씨는 결국 전치 3주 진단을 받아 병원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운전자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강릉에서 조현병을 앓는 40대 남성이 운전 중이던 기사를 둔기로 수차례 때렸고,

서울 강변북로에서 술에 취한 대학생이 운전대를 꺾어 택시가 한강 변으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이 모 씨 / 피해 택시기사 : (차가)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받고 숲으로 떨어졌는데 아무튼 끔찍했죠. 1초만 먼저 꺾었어도….]

이렇듯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운전자 폭행 발생 건수는 3천여 건,

하루 평균 8건꼴로 발생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에 대한 폭행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합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가장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 대한 폭행이기 때문에 그만큼 가중처벌해야 할 중대한 범죄라고 (할 수 있겠죠) 물리적인 시설을 통해서라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폭행은 물론 이로 인한 사고 위험에까지 무방비로 노출된 기사들은 매일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YTN 이경국[[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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