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회삿돈 30억 원을 빼돌려 자택 공사를 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6시간 동안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재벌 총수가 경찰에 출석한 건 보복폭행에 연루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후 10년 만입니다.
박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수척한 얼굴로 경찰청사를 나옵니다.
회삿돈을 빼돌려 자택 공사비로 쓴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16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양호 / 한진그룹 회장 :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하셨습니까?) 성실히 임했습니다. (회삿돈 빼돌려진 사실 몰랐습니까?) ….]
조 회장은 어제 오전 10시 출석하면서도 원론적인 대답만 두 차례 반복했습니다.
[조양호 / 한진그룹 회장 : (회사자금 30억,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사용된 것 알고 계셨습니까?)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직접 지시하신 건가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경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대한항공에서 비정상적으로 자금이 지출되는 데 어느 선까지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지만, 조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조 회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3년 대한항공에서 짓던 영종도 호텔 공사비 30억 원가량이 조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 내부 공사비로 쓰인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에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 수색해 계약서와 세무자료 등을 분석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한진그룹 건설 고문을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조 회장에 대한 조사에 이어 조만간 부인인 이명희 일우 재단 이사장도 소환할 방침입니다.
경찰이 지난달 같은 혐의로 삼성그룹 일가를 압수 수색한 만큼, 재벌 총수의 자택공사 비리가 어디까지 번질지도 관심입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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