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가 위자료를 높인 새 배상안을 내놓았습니다.

옥시는 '배상'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피해자들은 다양한 피해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항의했습니다.

이하린 기자입니다.

[기자]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피해자 일부와 가족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과·배상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아타 사프달 /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 우리가 원하는 배상안을 말씀드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피해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안하는 자리입니다.]

옥시 측은 지난 두 차례의 만남에서 피해자들이 제기했던 불만 사항을 반영해 배상액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성인이 사망한 경우, 정신적 위자료를 기존 1억5천만 원에서 3억5천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유아나 어린이가 숨지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경우는 일실수입을 계산하기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배상 총액을 10억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또, 다른 업체의 제품과 함께 사용한 경우 옥시가 먼저 전액 배상하고, 나중에 해당 업체에 비용을 재청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옥시 측은 그동안 합법적인 행위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쓰는 '보상'이라는 표현을 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위법한 행위로 인한 피해를 뜻하는 '배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나름대로 사과의 수준을 높인 셈이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3, 4등급 피해자들에 대한 고려가 없는 등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여론무마용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예도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검찰 수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맞춰서 빨리 끝내려고 하는…, 조건적인 배상안 제시였다고 생각합니다.]

업체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깊게 곪아버린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상처는 여전히 치유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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