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백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인 옥시 불매운동까지 이어졌죠.
그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옥시 제품을 서울시에서 퇴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약속, 지금도 지켜지고 있을까요?
한동오 기자가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피해자 2천여 명, 사망자 460여 명에 달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윤정혜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지난 4월) : 처음 사용할 때부터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중환자실에서 3개월 동안 강제 출산하고….]
파문이 확산하던 지난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으로 서울시에서 옥시 제품을 퇴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 (지난 4월) : 눈물 흘리게 한 기업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확실히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서울시는 앞으로 옥시 기업의 소모품 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넉 달이 흐른 지금, 옥시 제품은 서울시에서 사라졌을까.
서울시 산하의 한 공원에 가봤습니다.
화장실에는 옥시 세정제인 옥시싹싹이 버젓이 놓여 있고, 리필제품까지 포함해 창고 한 곳에서만 옥시 제품 4개가 발견됐습니다.
YTN 취재진이 지난 4월 박 시장 선언 다음 날부터 넉 달 동안 서울시 본청과 산하기관의 옥시 구매 내역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시민들의 뜨거운 불매운동이 이어졌던 기간, 서울시 산하기관 9곳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옥시 제품을 사들였습니다.
가장 구매 횟수가 많았던 서울물연구원은 네 차례에 걸쳐 옥시크린을 구입했고, 취재진이 현장에서 확인한 길동생태공원은 옥시싹싹을 다섯 상자나 샀습니다.
서울시은평병원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와 노원소방서, 노량진119안전센터 등에서도 옥시 제품을 꾸준하게 구입했습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 : 청소하는 분들이 요청하면 그 품목대로 사줘요. 기존에 쭉 해오던 관습대로…. 제가 좀 무뎌요. 그런 거에 좀 무뎌서….]
(서울시에서 옥시 구입하지 말라는 지침 내려온 게 있었나요?)
[서울시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 저는 보지 못한 거 같은데요.]
옥시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약속이 있은 지 넉 달, 시민들의 관심이 줄어든 사이 슬며시 옥시 제품을 구입하는 서울시 행태에 가습기 피해자들은 두 번 울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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