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미 페루의 홍수 사태가 국가적 재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이상 기후 때문인데, 불과 며칠 새 70여 명이 숨지고, 국토의 절반 이상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둑이 터지면서 무시무시하게 불어난 물이 쓰나미처럼 도로를 덮칩니다.
큼직한 바윗덩어리들까지 도로에 떠밀려왔습니다.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버스들이 급류의 위력을 실감케 합니다.
거센 흙탕물 줄기는 한 마을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밧줄 하나에 의지한 채 누런 물살과 사투를 벌이는 여성.
곳곳에서 위태로운 탈출 행렬이 이어집니다.
일부는 급한 대로 높은 언덕에 몸을 피했습니다.
수많은 도로와 다리가 파괴되고 철로도 끊겨 홍수 피해 지역들의 교통은 완전히 마비 상태입니다.
물이 빠지고 난 곳은 온통 진흙 천지로 변했습니다.
[호아킨 에스코바르 / 리마 소방대장 : 리마는 완전히 물에 둘러싸였습니다. 진흙더미에 묻힌 곳도 많습니다. 리마 북쪽 칠리온 강이 넘쳤습니다.]
상수도까지 끊기면서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이재민들은 마실 물과 먹을 것이 모자라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리스 메자 / 리마 주민 : 마실 물이 없어요. 모든 집들에 물이 들어차서 사람들이 절망에 빠져 있어요. 너무 무서워요.]
2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70여 명이 숨지고 7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습니다.
페루 대통령은 국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811개 도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 페루 대통령 : 1998년 이후에 이번처럼 강력한 폭우와 끔찍한 재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홍수는 엘니뇨로 인한 이상 기온 때문인데, 앞으로 2주 이상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되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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