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순실이 콩밥 정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최순실 씨가 처벌을 받을 때까지 콩밥을 판매하겠다며 한 식당 주인이 내놓은 메뉴인데요.
시민들은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을 켜고 있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순실이 콩밥 정식'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건물 바깥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습니다.
최 씨를 구치소로 보내자는 뜻에서 쌀밥 대신 콩밥이 나오고 가격은 사고를 제대로 쳤다는 의미로 사고와 발음이 비슷한 4천9백 원입니다.
팔면 팔수록 적자이지만 최 씨가 법적 처벌을 받을 때까지 판매는 쭉 이어집니다.
[박경환 / 음식점 사장 : 4,900원이라는 가격을 받으면 저한테는 이득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손님한테 줄 수 있는 즐거움이자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요.]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소주와 맥주를 원가에 팔겠다는 식당도 나왔습니다.
하루하루 믿기 힘든 뉴스로 허탈감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조성훈 / 음식점 사장 : 시위에 동참은 하고 싶은데 (식당 운영 때문에) 시간적 여유는 없고…. 손님들한테 술을 원가에 싸게 드리면서 손님 기분도 풀어드리고…]
부산에 있는 한 호텔은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면 퇴진 당일 모든 객실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매일 집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매일 저녁 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청계광장에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메모지가 빼곡합니다.
[김효중 / 서울 화곡동 :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 요즘 많았던 것 같아요. 빨리 국정이 정상화되고, 대통령이 책임질 일은 책임도 지고…]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도 시민들의 분노가 봇물 터지듯 분출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시국이 어지러운 시기에 다 같이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박진한 / 대구 서변동 : 현 사태에 대해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이 사태를 국민이 다 같이 힘을 모아서 돌파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끼는 시민들의 마음은 작은 촛불이 되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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