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치즈로 공동체 씨앗 뿌린 신부 / YTN (Yes! Top News)

YTN news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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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라북도 임실 하면 치즈로 유명하죠.

두메산골인 임실군이 가난을 극복하는데도 치즈가 큰 역할을 했는데요.

1960년대에 국내 최초로 치즈를 만들어 임실을 명품 치즈의 고향으로 만든 사람은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입니다.

송태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50여 년 전, 췌장절제 수술 후 요양차 부임한 산골 마을에서 벨기에 출신의 젊은 신부가 본 것은 가난이었습니다.

전쟁 후의 산은 헐벗어 있었고 농한기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지정환 / 전 임실 본당 주임 신부 : 그 산에 전부 다 풀, 풀, 풀, 풀 그러니까 풀 이용해서 살자. 그러면 염소 키우면 좋지 않겠는가.]

키우던 산양 두 마리를 청년들에게 분양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팔고 남은 산양 젖으로 치즈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유럽에 가서 직접 기술연수를 받아왔고 치즈 저장고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과 함께 돌산에 수작업으로 동굴을 팠습니다.

[신태근 / 임실 친환경농업협회 회장 : 앞에서 숫돌을 두고 정 끝이 망가지면 다시 날 세워 작업했죠. 완전히 조선시대 작업이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임실의 치즈 산업 규모는 연간 200억 원이 넘었고 체험농장과 연구소, 테마파크까지 갖춰 명실상부한 지역의 대표 산업이 됐습니다.

[심민 / 임실군수 : 지난해 우리가 임실 치즈 낙농 특구 지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낙농 하시는 분들, 젖소 하시는 분들과 연계해서 더 맛있는 치즈를 만들고….]

지역 상표를 내세워 시작한 '임실N치즈축제'에는 10만 명 이상이 찾고 있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임실 치즈 축제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열립니다.

척박한 임실 땅에 협동과 자조, 공동체의 씨앗을 뿌린 지정환 신부는 얼마 전 벨기에 국적을 버리고 한국인이 됐습니다.

[지정환 / 전 임실 본당 주임 신부 : 벨기에 가면 지정환 뭐예요? 여기 아는 사람 많으니까, 아는 사람 있는데 있고 싶어요.]

YTN 송태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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