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을 믿고 거액의 시설 투자를 했던 중소기업들이 1차 협력업체로부터 어이없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납품 중단을 통보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LG전자가 올해 초 내놓았던 휴대전화 G5의 실적 부진으로 부품을 공급한 일부 협력업체들이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금속 가공업체입니다.
업계에서 나름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올해 초 LG전자 휴대전화 G5의 후면 덮개를 만드는 2차 협력업체가 됐습니다.
기쁜 마음에 시설비에만 백억 원을 투자했지만 여덟 달 만에 문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A 업체(LG전자 2차 협력업체) 대표 : 전체 비용 자체는 백억 원 정도 투자했고요. LG라는 대기업이 있으니까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는데….]
2차 협력업체들은 LG전자와 직접 부품계약을 맺은 1차 협력업체로부터 일감을 나눠 받는데, G5의 실적이 부진하다며 하루아침에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으로 생산 중단을 통보받았습니다.
기계가 가득 들어차 있던 공장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이는 것처럼 텅 비어있고, 선반만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다른 2차 협력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는 매출 부진과 불량 부품에 대한 이른바 '고통 분담금'을 내라며 많게는 납품 대금의 절반 가까이 1차 협력업체에 떼이기도 했다는 주장입니다.
[B 업체(LG전자 2차 협력업체) 대표 : 2~3% 정도 불량이 났는데, 고통 분담금을 20% 공제하자고 하니…. 계속 대출받아서 직원들 급여도 나갔거든요.]
납품 중단을 요청한 1차 협력업체는 G5 휴대전화의 판매량 감소로 손해가 컸고, LG전자로부터 주문도 크게 줄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카톡 메시지로 일방적으로 생산 중단을 통보한 데 대해서는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1차 협력업체 관계자 : 물동이 급감하는 상태에서 일시 공정 자체를 유보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판매량 자체가 기대치에 너무 못 미쳤던 상황이었고….]
LG전자는 주문량을 줄이긴 했지만, 협력업체들에 납품 중단을 요청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들의 계약에 개입한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 관계자 : 5월 중순쯤 판매가 잘 안 되면서 물동량 조정이 일부 있었거든요. 1차·2차 협력업체들 사이에도 물량 조정이 있을 수 있는데, 저희가 직접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어...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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