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참으며 밤새 달리는 화물차 기사의 사정 / YTN (Yes! Top News)

YTN news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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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화물차 운전자들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 이후 기사들에게 졸음 쉼터 등을 통해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착시현상일 뿐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이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수의 한 터널 입구로 트레일러가 질주합니다.

사고의 원인은 다름 아닌 트레일러 기사의 졸음운전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3년 간 고속도로 위에서 벌어진 175건의 화물차사고.

우리는 그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고정기 씨는 22년 간 화물차를 운전했습니다.

취재진과 만나기로 한 당일까지도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못할 만큼 일정에 쫓겼는데요.

고 씨가 이렇게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뭘까?

[고정기 / 화물차 기사 : 화주가 원하는 시간에 차를 갖다 대지 못하면 실질적으로 화주한테 클레임이 들어오잖아요.]

현재 고 씨는 운송사를 통해 컨테이너를 배정받고 있습니다.

도로 여건 상 교통 체증은 물론,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시간, 또 다른 차량들의 상하차 시간이 모두 변수지만,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빨리빨리'는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의식주 모두를 차 안에서 해결해야 하다 보니 화물차는 이미 작은 살림집입니다.

[고정기 / 화물차 기사 : (일주일 용 인가요?) 네, 일주일 이렇게 가지고 오죠. 세면도구는 또 별도로 있고….]

이런 고 씨를 힘들게 만드는 건 또 있습니다.

하루 평균 900km.

다른 사람들이 1년 동안 다닐 거리를 한 달 만에 오가야 하는 빠듯한 일정에 기름값은 물론 도로비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고정기 / 화물차 기사 : 그런데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운행을 하면 통행료 50% 할인을 해준단 말이에요.]

최근 계속된 대형차 졸음운전 사고를 알고 있지만 통행료 할인을 생각하면 밤샘 운전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고정기 / 화물차 기사 : 아, 저게 내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굉장히 불안해요.]

이런 그에게 최근 걱정거리가 또 하나 늘었습니다.

정부가 안전을 고려해, 내년부터 화물차의 연속 운전시간을 4시간으로 제한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고정기 / 화물차 기사 : 그럼 일단 갓길에 정차를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거예요. 착시현상만 불러일으키는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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