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으로 고통받은 조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이 첫 행사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의 불협화음 속에 맹탕 추도식으로 전락했습니다.

현재 일본 사도섬에서 취재중인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김민지 특파원, 우리 정부가 불참한 채 행사가 진행됐죠?

[기자]
네, 어제 우리 정부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오늘 낮 열린 행사는 일본 측 관계자만 모여 진행됐습니다.

우리 측 불참으로 자리 절반 가까이 텅 비기도 했는데요,

일본 측은 예상대로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강제 노동'이나 '사죄'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쿠이나 아키코 / 일본 외무성 정무관]
"한반도 노동자들은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어려운 일을 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일본 외무성 정무관은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인 '가혹한 환경'이라는 표현만 되풀이 했습니다.

문제는 표현 만이 아닙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2년 전 참의원 당선 직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쿠이나 정무관은 오늘 취재진에게 "의원이 되고 야스쿠니 참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일본 교도통신과 도쿄신문에 야스쿠니 참배 의원이라며 이름까지 보도된 사실이 확인 돼 거짓 해명 논란도 제기 되고 있습니다.

일본 측은 한국의 불참이 '유감'이라며 행사 파행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는 식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일 고위 외교소식통은 "일본이 야스쿠니 참배 보도가 됐던 인물을 정부 대표 인사로 참석 시킨 것은 '부적절'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인사 교체나 추도문 내용 수정 등을 강하게 받아내지 못한 우리 외교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 별도로 내일 오전 9시 현지에서 자체 추도식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조선인 노동자 유족 9명은 오늘 사도섬으로 건너 와 박물관 등 현지를 둘러 봤습니다.

지금까지 니가타현 사도섬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이태희


김민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