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의 남편은 지난달 9일 도로변 연석을 치는 단독 사고를 냈습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조수석에 있던 A 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고, 가입해뒀던 운전자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보험사 측 손해사정 담당자가 시키는 대로 각종 서류를 떼서 제출했더니, '보험을 해지해달라'는 요구가 돌아왔습니다.
[제보자 A 씨 : 오셔서 이것저것 계속 묻는 걸 보니까 좀 사기를 의심하는 것 같으시더라고요. 저희는 사기가 아니고 진짜 사고가 나서 청구를 한 건데 왜 이걸 해지를 해야 하는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A 씨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민원을 철회해달라며 보험사에서 선물세트까지 들고 찾아왔는데, A 씨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제보자 A 씨 : 부상이 있으면 벌점이랑 이런 게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렇게까지 해서 이제 피해자 제 이름으로 해서 (경찰서에 가서) 서류를 다시 가지고 왔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제 민원만 취하해달라고 오신 게 많이 화가 나더라고요.]
보험사는 A 씨 부부가 여러 번 보험금을 청구한 기록이 있고, 보험도 중복해 들어놔 손해 사정 법인에서 보험 사기를 의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계약 해지를 요구한 건 잘못된 조치라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보험사는 이런 상황을 몰랐고, 손해사정을 맡긴 외부 법인이 일 처리를 잘못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험 사기를 의심하려면 사고 횟수와 중복 보험 외에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또 보험 사기가 의심됐다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진실을 밝혀야지 다짜고짜 보험 해지를 요구한 것도 문제라고 말합니다.
보험 사기 의심 사건을 손쉽게 덮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사고 피해자는 억울하게 보험금을 못 받고, 정작 보험사기 사건은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세영 / 변호사 : 실제 보험사기를 친 사람이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 추가적인 보험사기 사건도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선량한 소비자들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손해사정 담당 법인에 보험 해지를 권유한 직원의 업무 배제를 요구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윤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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