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쿠데타, 대통령의 자작극?…연루 혐의로 17명 체포
[앵커]
볼리비아 정부는 현지시간 26일 세 시간 만에 실패로 끝난 쿠데타 시도에 연루된 혐의로 육군 참모총장 등 1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사주한 자작극이라는 주장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후안 호세 수니가 육군 참모총장 등 전·현직 군인과 민간인 총 17명이 체포됐다고 볼리비아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5월부터 모의한 계획하에 선발대가 대통령궁으로 진격했지만, 지원 병력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세 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는 게 현재까지 조사 결과라고 전했습니다.
"이 실패한 과정, 민주주의 방해 시도에는 이념주의자가 (연루돼)있고, 올해 5월부터 계획된 것으로 볼리비아 경찰의 사실 확인 결과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여러 석연치 않은 부분을 두고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현지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좌파 여당 내 거센 계파 싸움 속에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반등을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아르세 대통령과 측근들 사이에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떨어져서 보면, 계획적이고 불행한 자작극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 동료들, 공무원들이 환하게 웃는 걸 봤어요. 2019년과 같은 쿠데타였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들도) 모든 걸 알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수니가 장군도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아르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이번 일을 꾸몄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수니가가 주동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치밀하게 계획된 군인 주도의 쿠데타 시도가 시민 저항 속에 수포로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거대한 쇼를 기획한 건지를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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