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분수령…첫 TV 토론 어떻게 진행되나
[앵커]
미국 대선을 넉 달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이 잠시 뒤 시작됩니다.
워싱턴 연결해서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호윤 특파원, 먼저 오늘 토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짚어주시죠.
[기자]
네, 이제 5분 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의 TV 토론이 시작됩니다.
이곳 시간으로는 목요일 밤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90분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전의 어떤 토론보다도 규칙이 엄격해졌다는 겁니다.
자신의 발언 순서가 아니면 마이크는 자동으로 꺼지는데요.
상대의 발언에 끼어들거나 비방을 쏟아내 토론을 망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토론 자료도 원고도 반입이 금지되고요.
후보들에겐 펜과 메모지, 그리고 물 한 병만 주어집니다.
토론 중 두 차례 쉬는 시간이 있는데, 후보들은 이때도 참모들과 만나거나 대화할 수 없습니다.
유권자들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두 후보의 민낯을 속속들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토론에 임하는 후보들의 마음가짐도 비장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준비해 왔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의 외부일정은 하나도 없었는데요.
그 시간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를 했습니다.
가상의 트럼프를 세워놓고 모의토론을 반복하며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도의 토론 준비 대신 선거유세를 이어가면서 이슈몰이를 해왔는데요.
'평소처럼 해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뭐 이런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유권자들이 어떤 평가를 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겠지요.
[앵커]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이번 토론을 지켜볼 텐데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맞춰 봐야 할까요?
[기자]
네, 무엇보다 대통령이 될 자질을 누가 조금이라도 더 갖추고 있는지를 지켜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 한 마디로 '비호감 대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 역시도 한국에서 또 이곳 미국에서 여러 차례 들었던 말이 바로 '미국에 그렇게 인물이 없냐?' '뽑을 사람이 없다' 이 얘기인데요.
역대 최고령인 81살의 바이든 대통령은 엉뚱한 말을 하거나 공식 행사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연출하며 '고령 리스크'를 드러냈고요.
78살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보다는 건강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결코 젊지 않은 나이.
무엇보다도 숱한 민·형사 재판에 피고인으로 법정을 들락날락하며 '사법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둘 중에 누가 더 '대통령감'이냐…오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물가로 상징되는 경제 문제나 불법 이민 문제.
또 낙태 이슈나 우크라이나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대응 등 쟁점들에 대해 두 후보가 어떤 생각과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미국 유권자들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토론이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이 많던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초박빙이라는 각종 외신 보도를 통해 접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토론 직전 공개된 여론조사들도 이런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물론 경합주를 중심으로 미세하게 트럼프가 앞서고는 있지만, 숫자가 보여주는 우위일 뿐 그야말로 '안갯속'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 탓에 아직 누구를 찍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많다는 게 이곳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집토끼가 아닌 이 중도층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승패의 열쇠입니다.
오늘 토론은 결국 중도층에게 얼마나 상대적으로 신뢰가 가는, 매력적인 대통령 후보인지 보여주는 첫 번째 기회이자, 어찌 보면 가장 절호의 기회가 될 겁니다.
목요일 저녁 황금시간에 방송되는 오늘 TV토론에 미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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