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신경림 시인 추모 행렬…"아기같이 순수했던 분"
뉴스 속 주인공을 만나보는, 입니다.
향년 89세의 일기를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난 한국 문단의 거목 신경림 시인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경림 시인은 서민들의 삶의 질곡을 누구보다 쉽고 소박한 생활 언어로 표현해 낸 한국의 대표 시인으로 꼽히는데요.
신경림 시인의 삶이 보여준 위로와 감동을, 오늘의 뉴스메이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노인 속에 아기가 들어있는 사람이었다"
신경림 시인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수십 년 동안 봐온 지인은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한국 문학의 원로지만, 권위주의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분이었다고 말이죠.
신경림 시인은 이런 순수함을 무기로, 평생 빈자와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해왔습니다.
산업화로 황폐해진 농촌의 삶을 묘사한 '농무'와 한곳에 정착할 수 없는 민초의 애환을 그린 '목계장터'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데요.
굴곡진 민중의 삶을 쉽고 따뜻한 언어로 위로해 온 것도 신경림 시인이 우리 문학의 역사에 남긴 선물이었습니다.
"가난하다고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즐겨 찾는 신경림 시인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입니다.
이웃 젊은이에 대한 묘사를 통해, 인간적 감정마저 허락하지 않는 냉혹한 시대상을 꼬집었는데요.
신경림 시인은 이런 '리얼리즘'을 가장 앞에서 이끈 개척자란 평가를 받는데요.
산업화로 무너져 가는 민중과 농민의 삶은, 그의 시에서 연민과 애정으로 승화됐습니다.
평생을 "시 쓰는 것밖에 할 것이 없고 시 쓰는 것만큼 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해왔던 신경림 시인.
그는 생전에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는데요.
낮고, 작은 모든 이들의 옆에 시를 놓아준 한국 현대 시의 역사, 고 신경림 시인.
비록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삶과 시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삶에 위로와 감동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메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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