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김정은 '태양의 후예' 후광 벗기…'셀프 태양' 우상화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태양은 두 개일 수 없다는 게, 권력의 속성이라는데요.
북한 세습 정권도 예외는 아닌 거 같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이 전략 순항미사일의 초대형 탄두 테스트와 신형 방공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이란 수출도 염두에 둔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태양절'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4.15 명절'이라는 명칭이 쓰였습니다.
북한 매체는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을 '조선의 태양'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번 달 말 없어지는 유엔 대북 제재 감시망의 대안 모색에 미국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중동이 난리통인데 그리 한가하냐고 쏘아붙였습니다.
[앵커]
북한이 서해상에서 순항미사일과 신형 방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란을 염두에 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기자]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1라-3형'의 초대형 탄두 테스트와 새 지대공 요격 미사일 '별찌'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는데요.
별찌는 별똥별의 북한말입니다.
자체 스케줄에 따른 지속적인 무기 체계 개발 움직임의 일환일 텐데요.
일각에선 시점상, 대이란 무기 수출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굳이 발표해서 이란에 이런 무기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 아니냐는 건데요.
어제도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그렇고, 중동에서도 무인 항공기, 무장 드론을 동원한 공격 빈도가 높은데요.
그만큼, 공격용 미사일은 물론, 지대공 요격 시스템이 중요해지고 있긴 합니다.
[앵커]
실제로 이란과 북한이 오랫동안 무기 거래와 개발 협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근 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기자]
지난주에 이란이 무인기 130여기와 170여 발의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나섰죠.
곧바로, 미국 국무부가 북한과 이란의 무기 관련 협력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이 2012년에 과학 기술 협정도 체결했는데, 이후 긴밀하게 미사일과 핵 개발 협력을 해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미군 추정으로는 3천 여기가 실전 배치돼 있습니다.
특히 이란이 탄도미사일 부품을 중국 민간 업체 등을 통해서 북한에서 조달한다는 게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입니다.
북한 입장에선 이란이 중동 지역 무기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북한과 이란의 협력은 좀 특이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고, 종교나 인종 면에서 공통점도 없고요.
물론, 대표적인 반미 세력이라는 공통 분모에 핵 개발을 하면서 각종 제재를 받아 동병상련이긴 할 텐데요.
요즘 중동 정세와 맞물려 이란과 북한의 오랜 무기 개발 파트너십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 북한은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을 기념했는데요.
그런데 올해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요?
[기자]
4월 15일인데요.
제가 매년 4월 캘린더에 15일은 태양절, 25일은 북한군 창건일을 입력해 놓거든요.
북한 관영 매체에서 통상 사전에 경축 분위기를 띄우는데, 올해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 좀 의아했습니다.
태양절 대신에 줄곧 '4월의 뜻깊은 날' '4월 봄 명절'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당일에도 이 표현이 생략됐습니다.
먼저, 예전 발표 들어보시겠습니다.
[자료 영상]
[기자]
태양절이라고 하죠. 금수산 태양궁전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죠.
김정은이 작년과 올해는 태양절에 참배를 안 했습니다.
이번에 바뀐 내용도 확인해 보시죠.
[자료 영상]
[기자]
노동신문도 태양절을 '4.15 절'로 바꾸고, 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기존의 '태양의 성지' 대신 '애국의 성지'로 불렀습니다.
결국 우리 통일부가 "여러 정황을 볼 때 태양절이 '4·15절'로 바뀌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앵커]
통일부도 잠정적이라고 한 걸 보니 단정하긴 이르다는 거긴 합니다만, 그 배경은 뭐로 봐야 할까요?
[기자]
아시듯이 북한이 워낙 은둔의 폐쇄 사회죠.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바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련의 움직임, 흐름을 보면 유추와 분석은 가능한데요.
일단 통일부는 김정은이 선대 후광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자기 정치 공고화 시도 중이라는 평가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또는 사회주의 정상 국가 이미지를 위해서 공식적으로 신격화나 신비화 표현을 없애는 걸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몇 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를 뜻하는 '김정은 주의'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요.
실제로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말 남한과 동족, 또 통일 개념을 지우고 한반도 '두 국가' 체제 추구를 선포했는데요.
이에 따라 김일성의 유훈을 받들어 김정일이 세운 '조국통일 3대 헌장탑'도 철거한 바 있습니다.
태양절도 김정일 시대에 제정됐는데요.
남한 지우기와 함께 자신의 선대 흔적 지우기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샙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오히려 태양이라는 표현을 슬슬 김정은에게는 사용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김정은을 '주체 조선의 태양'이라고 찬양했습니다.
김일성이 저문 해라면 살아있는 권력인 김정은은 떠 있는 해인 셈인데요.
13년 전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직후 권좌에 올랐죠.
당시엔 김일성 패션도 따라 하고 흉내를 내면서 후광에 기대는 모습이 역력했는데요.
최근엔 대중 앞에서 눈물도 흘리고, 머리 숙여 인사도 하면서 인간적인 면도 내세우려 애쓰고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